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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혼여성 고용률, 원상 회복하려면 21년 걸려"
미혼여성과 기혼여성 고용률 격차 14.0%p
입력 : 2021-07-13 오전 9:00:05
[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기혼 여성의 고용률이 결혼 초기 수준까지 회복되려면 약 21년이 소요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반면 남성의 경우 결혼 뒤 소폭 상승한 뒤 큰 변화 없이 유지됐다.
 
13일 한국경제연구원이 발표한 ‘기혼 여성의 경제활동 변화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기혼 여성의 결혼 당시 고용률은 68.1%였지만 결혼 5년 차에는 40.5%까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 6년 차부터 고용률이 조금씩 증가해 결혼 21년 차가 돼서야 68.3%로 결혼 초기 고용률을 회복했다.
 
결혼 이후 취업 상태를 유지하기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출산이었다. 자녀를 한 명만 낳아도 취업 유지율이 30%포인트(p) 가까이 하락했다. 자녀가 2명일 경우 30.2%p, 자녀가 3명일 경우 24%p 떨어졌다. 한경연은 “두 자녀, 세 자녀까지는 부정적 영향이 비슷했지만, 자녀가 4명 있는 경우엔 직장 여성의 취업 유지율이 38.4%p까지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남성의 경우 2019년 기준 기혼 고용률(92.3%)이 미혼(69.7%) 높았지만, 여성은 기혼 고용률(57.6%)이 미혼(71.6%)보다 낮았다. 미혼 여성과 기혼 여성의 고용률 격차는 고학력일수록 크게 나타났다. 2019년 기준 고졸 이하 학력의 미혼 여성 고용률은 59.9%로 기혼 여성(56.9%)와 3%p 차이에 불과했지만, 초대졸 이상일 경우 격차는 15.9%p로 벌어졌다.
 
미취업 기혼 여성의 취업 확률을 감소시키는 주요 원인 역시 출산이었다. 자녀가 한명 있으면 취업 확률은 7.2%p 감소하고, 두 자녀와 세 자녀가 있으면 취업 확률이 각각 17.6%p, 16.5%p씩 줄었다. 반면 남성의 경우 자녀가 있으면 오히려 취업확률이 증가했다.
 
기혼 직장 여성의 취업 유지율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는 부모와의 동거가 꼽힌다. 부모와 함께 사는 직장 여성은 취업 유지율이 12.6%p 상승했다. 한경연은 “부모님과의 동거는 여성이 가사나 육아 등에서 지원을 받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교육 수준에서도 차이가 났다. 초대졸 이상의 기혼 직장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취업 유지율이 5.8%p 높았다.
 
한경연은 출산으로 인한 여성의 육아 부담이 경제활동 중단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유연근무제도를 도입·확대하고, 근본적으로는 노동시장의 제도개혁을 통해 여성의 일과 가정의 양립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고용 유연성을 확보해 기혼 여성이 필요할 때는 언제라도 다시 취업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할 필요가 있으며, 기혼 여성이 쉽게 재취업할 수 있도록 직업교육 지원을 확대 및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한경연은 장기적인 측면에서 결혼과 가사에 대한 가치관의 변화를 위해 교육의 역할도 강조했다. 한경연은 “초중등 교육과정에서부터 관련 교육을 강화해 결혼의 중요성과 가정 내 남성의 가사 및 육아 역할에 대한 인식 변화도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사진/뉴시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
 
조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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