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김선영, 유승신 대표 등 현 헬릭스미스(084990) 경영진의 거취가 결정되는 임시주주총회가 개최됐다. 소액주주 비상대책위원회는 신규 이사진으로 회사를 정상화한다는 방침이다. 회사 측은 신규 이사진의 전문성 부재를 지적하면서 현재 경영진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14일 헬릭스미스에 따르면 사측과 비대위는 이날 서울 마곡 본사에서 임시주총을 열고 경영진 교체 표 대결을 벌인다. 안건은 △정관변경의 건 △이사 해임의 건 △이사 선임의 건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김용윤 선임의 건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액 승인의 건 등이다.
이번 임시주총은 비대위가 경영진 해임을 주장하면서 소집을 청구한 데 따른 것이다. 비대위는 유상증자를 거치면서 30만원대의 주가가 한때 1만8000원까지 하락했는데 현 경영진이 방만한 경영을 이어오고 있다고 지적한다.
비대위는 소액주주들을 대상으로 위임장을 모으면서 최동규 전 특허청장 등 신규 이사진을 꾸렸다. 임시주총 당일까지 모인 지분은 40%를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헬릭스미스 사옥 앞에서 만난 한 주주는 "위임장을 보낸 주주들끼리 모인 채팅방에선 50%를 넘겼다고 추측하는 이들도 있다"라며 임시주총이 공정하게만 진행된다면 승산이 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비대위 측 주주는 "경영진이 교체되면 회사 형편에 맞게 엔젠시스 임상을 실시하면서 다른 기업을 인수하거나 기술이전을 추진하는 구상을 갖고 있다"라며 "이와 별개로 비대위 차원에서 주가 하락으로 피해를 본 주주들이 회복할 수 있게 돕는 프로젝트를 펼칠 계획이라고 알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임시주총 참석차 모인 비대위는 이날 새벽 6시30분쯤부터 모여 대기표를 받았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참석 인원이 제한됐기 때문이다.
비대위가 임시주총에서 경영진 교체가 성사되려면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이 출석하고 이 중 의결권을 가진 자의 3분의 2가 찬성해야 한다. 비대위는 임시주총에 앞서 주주들로부터 받은 위임장을 가져와 사측에 전달했다. 임시주총 전날까지 비대위가 확보한 위임장은 약 7000명분이었다.
지난 1분기 보고서 기준 김선영 대표와 친인척, 특수 관계인 지분은 7.24%다. 헬릭스미스는 임시주총 전까지 비대위가 추대한 신규 이사진의 전문성 부재를 지적하는 한편 중간지대에 있는 주주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헬릭스미스는 지난 3일 홈페이지를 통해 "많은 임상이 진행되고 있는 시기에 현 경영진이 교체되는 것은 임상 진행에 막대한 지장을 준다"라며 "저희 현 경영진과 직원들이 엔젠시스의 성공, 신규 후보 개발, 회사 가치 제고와 이를 통한 주가 상승을 통해 주주님들께 보은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시기를 간절히 부탁드린다"라고 밝힌 바 있다.
임시주총 결과는 이날 오후 늦게 나올 전망이다. 오전 11시 기준 임시주총은 개표 진행으로 오후 3시까지 정회된 상태다. 임시주총에서 이사 해임안이 부결되면 엔젠시스 임상 등 기존 사업은 계획대로 진행된다.
단, 내년 10월31일까지 엔젠시스 임상 성공 또는 주가 10만원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김 대표는 보유 주식을 모두 회사에 출연해야 한다. 앞서 김 대표는 지난 3월31일 정기주총에서 진행된 간담회를 통해 이같이 약속한 바 있다.
헬릭스미스 관계자는 "일부 소수주주들이 올린 이사 후보자들은 당사를 경영하기에 바이오 업계 전문성 및 경험이 부족하다"라며 "지금껏 연구개발 및 임상을 함께 한 김선영, 유승신 대표 이하 현 경영진은 국내외 바이오 업계에서도 유전자치료제 분야 최고 권위자로 전문성을 높이 평가받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