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연지 기자] 1999년 금융감독원(금감원) 설립 후 처음으로 금감원장 공석 상태가 두 달을 넘겼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5월7일 윤석헌 전 금감원장이 퇴임한 뒤 금감원 수장의 자리는 70일 넘게 비어있다. 현재 금감원은 김근익 수석부원장의 원장 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이번 금감원장은 정권 말 9개월 시한부 직이다. 또 1년도 채 되지 않는 임기를 마치고 나면 3년간 재취업이 제한된다. 이런 요소가 금감원장 인선이 좀처럼 종지부를 찍지 못하는 데 큰 몫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공직자윤리법에 따르면 공직에서 일했던 직원의 유관기관 재취업을 3년간 제한하고 있다.
금감원은 최근 감사원 결과로 인한 후폭풍을 맞고 있다. 앞서 감사원은 지난 5일 '금융감독기구 운영실태 감사'를 통해 '사모펀드 부실 사태는 금감원의 관리·감독 소홀에 있다'고 판단했다.
이런 가운데 하성근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가 새롭게 하마평에 이름을 올렸다. 하 교수는 1946년생으로 한국은행 조사제1부 전문연구원, 매크로 금융포럼 회장, 제41대 한국경제학회 회장,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했다.
금감원 노조 반응도 나쁘지 않다. 교수 출신 수장에 반대하던 금감원 노조도 하 교수의 금융전문가로서의 역량 등을 인정해 큰 반대 입장을 보이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위원장은 내부 승진 가능성도 있다. 금감원 내 평판도 나쁘지 않고, 짧은 임기에 내부 인사가 적합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정권 후반부인 데다가 금감원장을 하고 나면 이후에 자리에 가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서 아마 선임하기 쉽지 않은 상황일 것"이라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부인선이든 (외부 영입이든) 조속하게 인선을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 교수는 "일상적인 업무를 할 때는 대행체제가 가능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 금융감독 업무와 관련된 여러 가지 이슈들, 특히 금융환경이 변하고 있기 때문에 금융감독 부분에서 대응해야 될 부분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상황변화 대응을 위한 정책 조율 등을 위해 조속한 원장 선임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 밖에 박영석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 이상복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원승연 명지대 경영학과 교수와 관료 출신으로는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금협상 대사, 김용범 전 기획재정부 제1차관, 김종호 청와대 전 민정수석 등이 하마평에 올랐다.
금감원. 사진/뉴시스
김연지 기자 softpaper61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