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연지 기자] 정부의 정책서민금융상품 공급 확대를 두고 저신용·저소득 서민들의 부담완화 이면에 있는 채무자의 도덕적 해이, 은행권의 부담 증가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금융위원회는 4일 저신용·저소득자를 위해 정책서민금융상품 공급을 확대하고 신규 상품도 지속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에 따르면 올 상반기에만 정책서민금융상품 공급을 통해 저소득·저신용 서민 41만명에게 4조 6823억원의 자금을 지원했다. 작년 동기대비 지원인원은 2만2252명(5.7%)이 증가했고, 공급액은 4677억원(11%) 늘었다.
금융위는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 극복과 최고금리 인하에 따른 저신용·저소득자의 금융이용 접근성 제고를 위해 2021년 정책서민금융 공급액을 대폭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총 9조6000억원까지 상향 공급을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런 정부 방침이 옳은 방향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저신용자를 금융정책의 대상으로 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면서 "금융은 신용도가 있고 어느정도 원리금 상환이 가능한 분들에 대해 초점을 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어 "그 다음에 일반적으로 소득이 낮거나 신용이 낮은 분들은 재정 형태로 소득과 관련된 지원을 하는 방식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그렇지 않게 되면 기본적으로 금융시장을 오히려 교란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성 교수는 "실제 상환능력이 떨어지는 분들이 돈을 가져가게 되는 경우에는 거기에 대한 부담을 누군가가 져야한다"며 "코로나로 인한 대위변제율 상승 등으로 인한 은행측의 부담도 커질 수 있고, 채무자의 도덕적 해이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코로나로 인해 어려운 상황이다 보니 정부의 이런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지원하지만 이런 프로그램을 운영하다보면 연체 등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계속적인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 연체 등의 리스크 관리를 위해 여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위. 사진/뉴시스
김연지 기자 softpaper61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