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LG유플러스(032640)가 미래 양자컴퓨터 시대를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양자내성암호(PQC) 기술 개발에 역량을 집중한다. 소프트웨어(SW) 기반의 범용성을 바탕으로 5세대 이동통신(5G) 네트워크·전용회선·인터넷 등 공공, 민간의 보안 사업을 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양자컴퓨터는 양자물리적으로 0과 1이 공존하는 '큐비트'로 연산해 빠른 연산속도를 보인다. 0과 1로 구성된 비트로 데이터를 표현해 연산하는 일반 컴퓨터와 비교할 때, 일반 컴퓨터가 6만5536(2의 16제곱)회 연산할 계산을 16큐비트 양자컴퓨터는 한번에 수행할 수 있다. 이러한 연산 속도의 개선으로 현재 사용하는 공개키 방식의 암호 알고리즘인 'RSA'를 쉽게 풀 수 있어 양자컴퓨터 보급과 함께 보안 우려도 따라오는 상황이다. 미국 컨설팅업체 맥킨지앤드컴퍼니는 오는 2030년까지 전세계적으로 2000~5000대의 양자컴퓨터가 보급되며 산업 전반에서 운영될 것으로 전망한다.
사진 왼쪽부터 진재환 LG유플러스 팀장, 천정희 크린토랩 대표, 임장혁 LG유플러스 기업부문 기업기반사업그룹장 상무, 구성철 기업부문 기업기반사업그룹 유선사업담당. 사진/김동현 기자
LG유플러스는 미래 양자컴퓨터 시대에 대비해 PQC 기술을 개발한다. 이 기술은 양자컴퓨터로 풀어내는 데 수십억년이 걸리는 복잡한 격자암호 알고리즘을 사용한 암호화 방식이다.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는 오는 2023년 완료를 목표로 PQC 표준화 작업을 진행 중이며, 국내에서도 PQC 표준과 실증 작업을 진행 중이다. 천정희 크린토랩 대표(서울대 산업수학센터장)는 지난 10일 "양자컴퓨터가 나오고 대비하는 것은 이미 늦다"며 "물리적 성질의 양자컴퓨터(창)를 수학적 알고리즘(방패)으로 막는 것이 양자내성암호"라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가 양자내성암호 상용화를 준비한다. 사진/LG유플러스
LG유플러스는 정부 과제를 통해 PQC 기술 검증 및 실증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6월 PQC를 탑재한 광전송장비를 개발했고 디지털뉴딜 사업의 일환으로 LG이노텍 평택공장과 부산IDC를 연결하는 전용회선 640㎞ 구간, 을지대병원 노원·대전 간 전용회선 207㎞ 구간에 적용했다. 아울러 올해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이 주관한 양자암호통신 시범인프라 구축·운영 사업에 크린토랩 등 파트너사와 참여했다. 구성철 LG유플러스 기업부문 기업기반사업그룹 유선사업담당은 "PQC는 추가 네트워크 인프라 투자를 줄이고, 거리 제약 없어 긴 구간에도 쉽게 적용할 수 있다"며 "이는 소프트웨어 기반이어서 가능한 것으로 전용회선 구간뿐만 아니라 통신·인증·애플리케이션까지 적용 가능하다"고 말했다.
PQC는 이러한 기술 검증 등의 과정을 거쳐 이르면 내년 상용화될 전망이다. LG유플러스는 공공, 금융 분야에서 활용될 것으로 예상, 정부 로드맵 진행 상황을 살필 계획이다. 특히 SW 기반의 PQC가 범용성 측면에서 강점을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 구 담당은 "통신사의 상용화는 서비스 요금을 받는다는 것을 의미하는 데 이러한 부분을 논의해야 한다"며 "정부와 사업자 모두 빠른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먼저 시장 수요가 있는 부분은 공공, 금융으로 보고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구성철 LG유플러스 기업부문 기업기반사업그룹 유선사업담당이 양자내성암호 서비스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동현 기자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