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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잇단 급락장에도 "아직 바닥 아니다"…상장사, 자사주 매입 '잠잠'
2011년 유럽발 재정위기·2020년 코로나 패닉셀 당시 상장사 자사주 매입 급증
입력 : 2021-10-07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최성남 기자] 국내 증시의 약세 국면이 이어지면서 추가 하락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상장사의 자사주 매입 발표도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 현재 증시 바닥이 아직 오지 않았다는 해석도 나온다. 지난해 코로나 여파로 증시가 급락했던 시점에 대거 자사주 매입에 나섰던 것과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표/뉴스토마토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작년 3월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을 합쳐 자사주 취득을 결정한 건수는 346건으로 집계됐다. 2년래 평균치인 20여건을 크게 웃돈 것이다. 지난해 3월 코로나 여파로 코스피 지수는 전고점 대비 30% 가까이 밀리는 패닉셀(공포에 의한 투매)이 연출됐다. 특히, 증시 개장 이후 최초로 유가증권시장, 코스닥 시장에서 동시에 가격 안정화 장치인 사이드카,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바 있다.
 
증시가 급락하는 상황에서 금융당국이 한시적으로 상장사의 자사주 매수 주문 수량 한도를 완화하는 등 증시 안정화 조치에 나서면서 상장사들은 급락 상황에서 대거 자사주 취득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011년 8월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 강등과 유럽발 재정위기 상황에서 급락했던 증시 상황에서도 대규모 자사주 매입은 이어졌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011년 8, 9월 두달 사이 109건의 자사주 매입이 발표됐다.
 
하지만 현재 3분기부터 증시가 약세 국면을 이어가고 있지만 상장사의 자사주 취득 발표 소식은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7월 13건, 8월 34건, 9월 23건으로 3분기 평균치는 23건에 불과하다. 2년래 평균과 유사하다.
 
상장사들이 자사주 취득을 망설이는 이유는 주가가 하락하고 있지만 여전히 과거 패닉장을 연출했던 시장 상황에 비해서는 낙폭이 크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작년 3월 코로나 확산 우려로 코스피는 단기간 전고점 대비 30% 가까이 밀렸다. 미국과 유럽발 금융위기 우려로 2011년 8월과 9월의 코스피 하락폭은 25% 가량이었다.
 
현재는 전고점 대비 11% 가량 하락한 상태다. 때문에 코로나 여파로 급락 이후 급반등세를 이어온 현재의 증시 환경에서 하락폭이 체감적으론 크다고 느낄 수 있지만 실질적으론 낙폭이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현재 증시 상황에 대해 면밀한 모니터링을 진행하는 단계이며, 과거 급락 시점에 진행했던 공매도 금지, 자사주 매입 특례와 같은 조치에 대해서는 현재 상황에서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상장사의 자사주 매입은 주가 방어적인 측면이 크다. 자사주 매입을 통해 유통주식을 줄이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유통주식이 줄어들면 주주 가치가 제고되는 효과가 있다. 자사주 매입 이후 추가적인 소각을 진행할 경우에는 주주 가치 제고에 훨씬 더 유리한 것으로 시장에서는 판단한다. 
 
특히 자사주 매입을 결정하는 주체가 상장회사라는 점에서 회사가 판단하는 적정한 주가가 어디냐는 점을 알 수 있는 보조지표로도 활용할 수 있다. 상장사의 대표이사나 특수 관계인 등의 지분 확대나 대형 투자사의 지분 확대 등이 증시에서 호재로 인식되는 것과 같은 이유다. 
 
강소현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일반적으로 봤을때 상장사의 내부자 판단에서 주가 고평가 시기에 자사주 취득에 나서는 것 보다는 저평가 국면에서 자사주 취득에 나서는 것이 합리적으로 판단할 것"이라면서 "자사주 취득 결정이란 신호가 외부에서 봤을때는 일종의 (저평가)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향후 증시 전망과 관련해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수익비율(PER) 장기 평균과 버핏지수(GDP 대비 시가총액 비율)를 검토한 결과 코스피의 바닥(락바텀)은 2800선 초반 정도로 볼 수 있다"며 "연말까지 코스피가 3000~3300선 사이에서 머무를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를 하회하는 구간에서는 분할매수 대응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최성남 기자 drksn@etomato.com
최성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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