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KBS가 경영실적 악화에도 퇴직자 단체에 운영경비, 송년의밤 지원 등 명목으로 지난 5년 동안 5억원의 예산을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양승동 KBS 사장은 2년 전부터 줄여가는 중이라고 해명했다.
더불어민주당 변재일 의원은 KBS로부터 제출받은 '퇴직자 단체 지원현황'을 분석한 결과를 12일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공개했다. 자료에 따르면 KBS 자체예산(판매관리비)으로 최근 5년간 운영경비 지원금 3억8000만원, 송년의밤 행사 지원금 7000만원 등 약 4억5000만원 및 자회사 등과 함께 회보 광고지원예산 4600만원 등 약 5억원의 예산을 지원했다. 2019년까지 매년 연 1억원이 넘는 지원금을 지원하다가 경영혁신방안을 실시한 2020년부터 지원예산을 일부 감축해 예산을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퇴직자 단체와 KBS의 '사무실임대차 계약'도 특혜소지가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최근 5년 KBS 퇴직단체 지원예산 세부. 사진/변재일 의원실
변재일 의원은 "2020년부터 예산을 삭감해 지원한 것은 KBS가 본 퇴직자 지원 예산의 문제를 인식한 것으로 볼 수 있으나 KBS는 문제를 알고도 방치하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KBS는 공공기관의 제식구 챙기기, 퇴직자단체 특혜지원 관련 뉴스를 수십차례 보도했으나 내부의 퇴직자 단체 대상으로 특혜예산지원·특혜임대를 지속했다"며 "KBS의 내로남불에 과연 국민이 공영방송 KBS를 신뢰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변 의원은 "KBS에 정부 자본금이 출자된 점과 수신료가 예산의 약 50%를 차지하는 점을 고려할 때 공공기관에 준하고 국민 상식에 맞는 예산을 집행해야 한다"며 "내년 예산부터 특혜지원의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러한 지적에 양승동 KBS 사장은 2년 전부터 예산 지원을 줄여가고 있다고 밝혔다. 2017~2019년 1억원 수준이던 퇴직자 단체 지원예산은 2020년 7500만원, 2021년 5300만원으로 줄었다. 양 사장은 "사우회 지원은 전부터 해왔는데 지금은 30%씩 줄이는 중"이라며 "그동안 지원된 것은 맞지만 2년 전부터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양승동 KBS 사장이 12일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감에 참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공동취재사진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