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원희룡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배우자가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소시오패스'로 규정한 발언과 관련해 원 후보와 이 후보 측 현근택 변호사가 거센 설전을 벌였다. 두 사람은 고성 끝에 극도로 흥분해 방송 도중 자리를 박차고 나가는 등 예기치 못한 사고도 일어났다.
원 후보는 23일 MBC 라디오 '정치인싸'에서 스튜디오 패널로 출연해 배우자 강윤형씨의 발언을 두고 격하게 맞붙었다. 앞서 정신과 전문의인 강 씨는 지난 20일 한 언론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이 후보에 대해 "정신과적으로 볼 때 전형적인 소시오패스, 반사회적 성격장애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원 후보는 이와 관련해 "(소시오패스는)남이 느끼는 고통에 상대적으로 감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상처에 너무 무감각할 수 있다"며 "그동안 이 후보와 관련된 흐름을 보면 그런 게 많아서 전문적 소양으로 볼 때는 쉽지 않은 유형에 속한다고 얘기한 것"이라고 두둔했다.
23일 오전 생방송 MBC 라디오 ‘정치인싸’에 출연한 국민의힘 대선주자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와 전 이재명캠프 대변인 현근택 변호사가 원 전 지사 아내의 ‘이재명은 소시오패스’ 발언에 격하게 맞붙었다. 사진/MBC 정치인싸 유튜브 캡쳐
현 변호사는 "의사가 특정인에 대한 질환에 대해 함부로 말해 학회에서 제명당한 사례가 있다"며 "일반인이 얘기하는 것과 의사가 하는 것과는 다르다. 정신병 문제를 제기했다면 공직선거법상 후보자 비방, 허위사실 유포에 해당될 것 같다"고 지적했다.
현 변호사는 이어 "법적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공식적으로 사과하지 않으면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상대 당 후보로 확정된 사람한테 소시오패스다, 치료가 어려울 것 같다, 이건 정책이 아닌 인신공격"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원 후보는 급격히 목소리 톤이 높아지며 "후보로서 공식적으로 이야기하겠다. 사과할 일이 아니다. 방송에서 자신의 견해를 이야기한 것일 뿐이다. (이 후보 측의) 억압적 협박에 기시감이 든다"며 "고발하겠다면 어떤 형사처벌이든 감내하겠다"고 반발했다.
그는 "만약 허위라고 판단해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하겠다면 허위인지 여부에 대한 (이 후보의) 정신감정이 필요할 것이다. (저는) 언제든지 응하고 이에 따른 책임을 지겠다. 이 후보가 직접 고발하시라"고 불쾌함을 감추지 못했다.
제작진은 마이크 소리 크기까지 줄였지만 두 사람 간의 고성은 이어졌다. 원 후보는 "이 후보가 소시소패스인지, 아닌지 아시냐"고 소리 높였고, 현 변호사는 "원 후보는 아시냐, 왜 진단을 안 하고 얘기를 하시는 건가"라고 맞섰다.
현 변호사는 "어이가 없다"고 헛웃음을 지은 뒤 결국 스튜디오를 박차고 떠났다. 원 후보는 빈 자리를 향해 "제 아내의 명예를 이렇게 허위로 몰고 갈 수 있냐. 제 아내도 못 지키는 사람이 어떻게 나라를 지키겠느냐"며 "고발해라. 법적조치 하시라. 구속시키라"고 소리를 질렀다.
원 후보는 화를 가라앉히고 오겠다며 자리를 잠시 비운 뒤 다시 방송을 진행했다. 격분에 대해서도 청취자들에게 사과했다.
원희룡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지난 20일 오후 대구MBC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대구·경북 합동토론회에 앞서 리허설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사진단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