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경기도 의왕컨테이너 물류기지의 한 주유소에 요소수 공급 중단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경유 차량에 필수로 들어가는 요소수 공급 부족으로 품귀 현상이 벌어진 가운데, 화물업계와 택배업계의 피해도 가시화되고 있다. 개인사업자인 화물·택배노동자들이 요소수 재고 구하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이르면 다음주부터 운행이 중단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요소수 품귀 현상으로 인한 화물·택배업계의 피해는 이미 시작됐다. 개인사업자인 화물 및 택배 운전자들이 직접 요소수 재고를 찾고 있는 가운데, 요소수를 구하지 못한 일부 화물노동자들이 운행을 중단한 것이다.
요소수는 경유차에서 발생하는 발암물질 질소산화물을 물과 질소로 바꿔주는 역할을 한다. 지난 2015년부터 경유차에 대한 환경 정책 강화로 모든 경유차에 질소산화물 저감장치(SCR)를 의무 장착하도록 했는데, SCR의 필수 요소가 요소수다.
현재 국내 운행중인 경유 화물차는 330만대로, 이 중 60%인 200만대(일부 택배 차량 포함)가 요소수를 사용한다. 대형 화물차의 경우 300~400km 운행 시 10L의 요소수가 필요한데, 요소수 부족 시 시동이 걸리지 않거나, 운행 중인 차량이 멈춰서는 상황도 벌어질 수 있다.
중국에 대부분 의존해온 요소수 공급이 지난달부터 중단되면서 요소수 가격이 치솟자 당장 화물노동자들의 피해가 나타나고 있다. 화물업계에 따르면 요소수 품귀 현상으로 일부 화물노동자들이 운행을 중단한 상태다. 화물노동자는 개인사업자로 분류돼 요소수 구입 또한 노동자 개인이 부담하는데, 재고를 구하는 것 자체가 어려워져 운행을 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화물연대본부는 이미 지난 1일 성명서를 통해 정부에 요소수 매점매석 규제 및 처벌, 사회적 비용의 화물노동자 전가 거부, 운행 중지된 화물노동자 구제 방안 마련 등을 촉구한 상태다.
화물연대 관계자는 "벌써 (요소수 재고를 구하지 못해) 운행이 불가능해진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며 "이 상황이 다음주까지 이어지면 운행을 중단하는 차가 대량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고, 아직까지는 임시방편을 통해 요소수 재고를 구하고 있지만 해결이 되지 않을 시엔 물류대란이 현실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택배업계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국내 요소수 제조업체의 재고는 1~2개월 분량으로 전해졌지만 실제 택배업계에서 겪는 피해는 이보다 빠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우체국택배의 경우 확보된 요소수 재고가 다음주면 고갈될 것으로 알려졌다.
택배노조 관계자는 "우체국택배의 경우 현재 비축된 요소수가 다음주쯤 고갈될 가능성 있어, 이후에는 전면적 집하제한 조치를 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며 "택배 배송에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정부의 대처가 중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국통합물류협회 관계자는 "요소수 부족으로 인한 피해 상황을 파악하는 중"이라고 답했다.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