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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투자, 이렇게 준비하자)②"ESG 마케팅 용어에 현혹되지 말 것, 지속 가능성에 투자"
이선경 한국ESG연구소(구 대신경제연구소) 센터장
입력 : 2021-11-12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신송희 기자] 국민연금을 비롯해 글로벌 기관들이 'ESG(환경·사회·거버넌스) 잘하는 기업'에 투자하겠다고 공표하는 시대다. 하지만 개인에게는 낯설기만 하다. ESG를 잘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어떤 기업이 잘한다고 평가해야 하는지 알 수가 없다. 그러는 사이 세상의 흐름은 더욱 빨라졌다. 정부에서는 2025년부터 자산총액 2조원 이상의 코스피 상장기업들은 ESG 공시를 의무화하고 있고 세계 1위 자산운용사인 블랙록 등 주요 기관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주요 투자 골자로 천명했다. 더이상 ESG 흐름을 이해하지 않고서는 세계 투자의 흐름을 놓치게 된다. <편집자 주>
 
"ESG 성과가 우수한 기업에 투자한들 매일 사고파는 소위 단타 매매는 투자라기 보다는 투기다. 지속 가능성이 높고 중장기 가치가 향상이 예상되는 기업에 투자하며 주주로서 관심과 참여를 수반하는 건전한 투자 문화의 변화가 최우선이다."
 
이선경 한국ESG연구소(구 대신경제연구소)의 센터장은 개인투자자들이 ESG 투자를 고려하기 위한 주요 쟁점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국민연금은 2019년 11월 국민연금기금 책임투자 활성화 방안을 의결하고 내년 말까지 전체 운용자산 50%에 ESG 전략을 반영하기로 했다. 국민연금을 비롯해 주요 기관투자가도 스튜어드십코드 도입과 함께 ESG 투자를 선언한 만큼 개인들의 ESG 관심도와 참여도 역시 증가 추세다.
 
하지만 ESG를 바라보는 개인에게는 평가 기준이나 로드맵, 명확한 ESG 요소 등에 대한 가치 확립이 부족한 상황이다. 기업들이 ESG 경영을 공식 선언했다고 해서 이들에게 투자하는 것은 상당히 무언가가 빠진 느낌이다. 이선경 센터장도 개인이 기업의 사업보고서 주석과 과거의 사건 사고를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상당 부분 체크되지만, 이를 실행하기엔 어려운 면이 있다는 것에 공감했다.
 
투자와 ESG 간의 간격, 이를 극복하고자 자본시장 관점에서 ESG를 해석하는 한국ESG연구소가 지난 8월 출범했다. 지배구조와 의안분석, 스튜어드코드십 등을 연구하던 대신경제연구소에서 자회사로 독립 출범한 한국ESG연구소는 현재 이선경 센터장이 ESG 평가부문을 총괄해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선경 한국ESG연구소 센터장. 사진/이선경 센터장
국내 ESG 시장의 현재 상황은.
국내 ESG 시장은 태동단계라고 할 수 있다. 국민연금 및 공적 연기금을 중심으로 외부 위탁 운용에 ESG 기준을 강화함에 따라 ESG 반영을 위한 운용사들의 관련 조직 및 기준 정비가 확대되고 있다. 한편으로는 금융선진국과 달리 금융당국 차원의 관련 기준 정비가 미흡함에 따라 그린워싱(위장 환경주의)도 상당해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
 
ESG 우수 기업이 되기 위해선 기업은 어떤 방향으로 준비해야 하나.
전사적인 차원에서의 인식제고와 철학 정비가 가장 중요하다. 기업들의 사업 및 자금조달 환경이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산업 특성 및 기업 비즈니스 특성을 감안해 중요한 사안을 중심으로 전사적인 전략 수립과 구체적인 실행계획 등이 담긴 로드맵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 보여주기식이 아닌 실질적인 변화를 위해서는 전사적인 담당 조직의 구성과 정책 수립들이 필요하며 이를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개하고 실행해야 한다.
 
국민연금 혹은 기타 기관투자자들이 요구하는 ESG 평가의 쟁점은.
ESG 평가는 책임투자를 시행하기 위한 하나의 도구(Tool)다. 기관투자자들은 모든 기업을 순위 매기기 식으로 ESG 점수나 평가를 적용하는 것은 아니다. 기업의 중장기적인 경쟁력 차원에서 재무적인 지표들이 담지 못했던 부분을 ESG 평가를 통해 추가적으로 분석하고 해당 부문에서 문제가 있는 기업을 중심으로 책임투자를 적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ESG 평가 기관마다 평가의 가치, 가중치가 다른데 이를 어떻게 비교해야 하나.
가중치 부문은 평가사별로 공개되지 않고 있어 다른 평가기관과 비교 불가하다. 이는 평가 기관마다의 가중치 적용이 차이나는 것은 산업별로 중요한 지표가 달라 이에 대한 가중을 달리하기 때문이다.
 
지배구조의 경우 산업의 특성에 따라 달라지지 않고 기업의 규모와 상장·비상장에 따라 일부 기준의 차이를 두고 있다. 환경의 경우 특히 산업별 영향이 커 가중치의 산업별 차이가 가장 크다. 산업별 가중치 역시 고정된 값이라기보다는 법제도 변화 등에 따라 달라지는데 한국ESG연구소는 최근 가중치에 대한 로직을 재정비하고 있다.
 
ESG 평가를 일원해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ESG에 대한 이해가 충분하지 못한 경우 모델이 획일화를 주장하는 경우들이 있다. 예를 들어, ESG 모델과 유사하게 재무 밸류에이션 모델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재무적인 기본 이론에 기반하나 그 세부내용과 구성은 자율의 영역이다. 모델의 우수성에 대한 결과는 투자 성과와 연계되어 지속적으로 개선해야 하는 영역이다.
 
누군가 획일적으로 정해준다면 그 모델은 아무도 사용할 수 없는 모델이 될 것이다. 모델 혹은 평가 방식의 획일화가 아닌 중요한 ESG 지표의 선정 및 그에 대한 공시방식의 표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개인투자자들이 ESG 투자를 하기 위해 고려해야 하는 것은.
ESG 투자는 기본적으로 중장기 투자를 전제하고 있는 개념이다. 아무리 ESG 성과가 우수한 기업에 투자한들 매일 사고파는 소위 단타매매는 투자라기 보다는 투기다. 지속 가능성이 높고 중장기 가치가 향상이 예상되는 기업에 투자하며 주주로서 관심과 참여를 수반하는 건전한 투자 문화의 변화가 최우선이다.
 
사업보고서 주석 등을 살펴보고, 과거 사건 및 사고 등을 살펴보는 것 등으로도 ESG가 상당부분 체크된다. 다만, 개인이 이러한 부분 등을 실행하기 어려운 면도 상당하다. 그렇기 때문에 ESG 펀드 및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이 활성화되어 펀드 등을 통한 ESG 투자 활성화가 필요하다.
 
시장에 쏟아지는 ESG. 투자자들이 유의해야 할 점은.
ESG가 마케팅 용어처럼 사용되는 경우도 많아 현혹되지 않아야 한다. 구체적인 정책, 전략, 조직의 구성, 목표, 활동 내역이 함께 공개되지 않는다면 마케팅에 지나지 않을 확률이 높다. 기업과 기관투자자는 ESG를 위한 조직과 자원의 투입을 일회성 비용으로 생각하기 보다는 중장기를 위한 투자로 받아들여야 한다.
 
또한, 개인은 소비자이자 투자자로서 ESG 기준을 통해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중요한 주체임을 인식해야 한다. 소비활동과 투자 활동에 환경, 사회를 위해 더욱 노력하는 기업을 선택하길 바란다.
 
이선경 한국ESG연구소 센터장. 사진/이선경 센터장
 
신송희 기자 shw101@etomato.com
신송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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