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연말을 앞두고 제약·바이오·의료기기 기업들이 대거 코스닥 시장 입성을 위한 채비에 나서고 있다. 이들 업종은 부진한 주가와 함께 올해 투자자 관심에서 다소 멀어져있었는데, 새내기주들의 등장이 반전 카드가 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13일부터 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한 곳은 총 18곳, 그 중 44%인 8곳이 제약·바이오·의료기기 관련 업체다.
올해 국내 증시에서 제약바이오와 의료기기 업종은 지난해와 달리 투자자 관심에서 멀어져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진단키트 및 백신·치료제 등에 대한 기대감이 이들 종목에 대한 밸류에이션을 드높였지만, 올해 상황은 달라졌다. 올초 대비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각각 1.79%, 2.50% 상승한 반면 의약품(-21.29%)과 의료정밀(-6.56%), 코스피200 헬스케어(-30.67%), 코스닥150 헬스케어(-37.92%), 코스닥 제약(-26.39%) 등 관련 지수는 모두 부진한 성적을 내고 있다.
이는 신규 상장사 수 감소로도 이어졌다. 작년 한해 코스닥 신규 상장사 65곳 중 20곳이 제약·바이오 관련 기업이었지만, 올해는 68곳 중 10개에 그치고 있다. 신규 상장사들의 주가 흐름도 부진하다. 지난 10일 상장한 유전자 진단 업체
지니너스(389030)는 공모가 대비 37% 밑돌고 있으며, 지난달 22일 상장한
차백신연구소(261780)도 7.3% 하회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다시 상장 예비심사 청구 기업이 증가하면서 투심이 되살아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항바이러스 단백질 'hzVSF'로 B형 간염 치료제를 개발하는 이뮨메드는 코로나 치료제 개발 기대감에 시장 주목을 받고 있다. 회사는 작년 기업공개(IPO)에 도전했다가 한차례 좌초됐지만, 오히려 러시아, 인도네시아, 이탈리아 등에서 코로나 치료제 관련 임상2상을 진행하면서 몸값이 높아진 상태다.
퇴행성 뇌질환 진단 및 치료제를 개발하는 디앤디파마텍도 IPO에 재도전한다. 디앤디파마텍은 지난 2월 상장예심에서 미승인 통보를 받았으나 지난 10월 심사를 재청구했다.
선바이오는 폴리에틸렌글리콜 고분자(PEG) 관련 원천기술을 보유한 PEG 관련 국내 최고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이 밖에도 이 밖에도 퓨처메디신, 에이프릴바이오 등 신약 개발 회사들이 상장예심을 청구했으며, 의료용 기기 관련 파인메딕스와 애니메디솔루션, 넥스트바이오메디컬 등도 증시 입성에 도전한다.
전문가들은 새로운 바이오 기업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업종 자체에 기대는 많이 낮아진 상태라고 분석하고 있다.
한 익명의 애널리스트는 "산업 전체로 봤을 때 바이오 산업은 아직 불확실성이 크다"며 "코로나 치료제나 백신 등 '깡통' 파이프라인이 많았었는데, 글로벌 제약사나 글로벌 빅파마들이랑 라이선스 계약 레퍼런스가 있거나 계약 가능성이 있는 곳들에 종목별 장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최근 공모주 시장에서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성적이 좋지 않아 밸류에이션 기대감이 많이 낮아진 상황"이라면서도 "이뮨메드나 디앤디파마텍, 선바이오 등 새롭게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들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