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역 아파트 모습.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최근 서울지역 아파트 매매시장이 심상치 않아 보인다. 주간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공공기관과 민관기관 모두에서 이전보다 상승폭이 축소되고 있고, 매매건수도 이전보다 크게 하락한 상황이다. 매매수급지수가 꾸준히 하락하는 등 수요심리가 위축되면서 매매건수 하락을 불러왔고, 결국 매매가격지수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이런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2일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11월 셋째주 기준 서울지역 주간아파트 매매가격지수 상승률은 0.13%를 기록했다. 이는 전주보다 0.01%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특히 서울지역 주간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지난 8월 넷째주 0.22%를 기록한 이후 12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지역 주간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꾸준히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그 상승폭은 이전보다 주춤해지고 있는 것이다.
정부 공공기관 뿐 아니라 민간기관 통계도 이와 비슷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11월 셋째 주 주간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0.16%를 기록해 전주보다 0.03%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KB부동산 통계로 서울지역 주간아파트 매매가격지수 상승률은 4주 연속 상승폭이 줄어들고 있다. 여기에 부동산R114 통계에서도 10월 첫째주 0.10%를 기록했던 주간 상승률이 11월 셋째주 0.09%로 하락했다.
여기에 올해 들어 서울지역 아파트 매매건수도 전년보다 크게 줄어든 상태다. 국토부 실거래가 사이트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날까지 서울지역 아파트 매매건수는 4만1037건을 기록했다. 이는 7만4264건을 기록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7% 하락한 수치다. 특히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매월 시간이 갈수록 서울지역 아파트 매매건수는 크게 줄어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매매건수 감소는 수요자들의 매수심리 하락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11월 셋째주 서울지역 주간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99.6을 기록했다. 이전 100.9를 기록한 전주보다 1.3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특히 매매수급지수는 9월 첫째 주 107.2를 기록한 이후 10주 연속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매매수급지수는 수요심리가 위축되면 하락하는 지표다.
수요자들의 매수심리 하락은 결국 정부의 대출 규제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매매를 위한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내집 마련을 포기하는 수요가 점차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매수심리 하락은 매매건수 감소로 이어졌고, 매매건수 감소는 한동안 보합세를 유지하던 매매가격에도 균열을 발생시키고 있는 것이다. 매매를 포기한 수요가 전세시장으로 몰리고 있지만, 전세도 대출 규제 등으로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또 정부가 추진하는 3기 신도시 등 사전청역과 관련해 청약으로 내 집을 마련하려는 수요가 일부 빠지면서 일반 매매시장 분위기 하락을 불러왔다는 평가도 나온다. 여기에 그동안 서울지역 아파트 가격이 급격하게 상승한 점도 최근 분위기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서울지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103.7을 기록해 역대 최대 수치를 경신했다.
업계에서는 이런 분위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출 규제 등 정부의 규제 일변도의 정책 방향이 크게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내년 대선을 앞두고 후보들이 대부분 주택 가격 안정에 정책 방점을 찍고 있다는 점에서 당분간 이런 분위기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대출 규제로 인한 수요단절, 그리고 3기 신도시 사전청약에 따른 대기수요 발생 등이 영향인 것 같다”라며 “앞으로도 이런 상황들은 지속적으로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대선이나 주요 이슈들이 주택가격 안정에 있는 만큼 규제와 공급 일변도의 정책이 주를 이루고 대출금리가 계속해서 상승하게 되면 아파트값도 안정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