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불매운동 영향력이 점차 줄어들면서 일본 자동차 브랜드들이 신차 출시 등 본격적인 판매 확대에 나선다. 그동안 하이브리드차를 중심으로 판매량을 끌어올렸다면 이제부터는 전기차, 픽업트럭 등 다양한 차종으로 공략하겠다는 방침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렉서스는 내년 상반기 브랜드 첫 전기차인 UX300e를 출시한다. UX300e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UX의 파생 전기차 모델이다. 지난해부터 유럽과 중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렉서스 전기차 'UX 300e'. 사진/렉서스
54.3kWh 용량의 배터리가 탑재돼 1회 완충시 유럽기준(WLTP) 기준 315㎞를 주행할 수 있다. 지난 7월 환경부 자동차 배출가스 및 소음 인증까지 완료한 상태다. 내년 1분기 출시가 유력하다.
렉서스는 신형 NX 하이브리드(HEV)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모델도 출시한다. 하이브리드 모델은 NX 350h로 기존 NX 300h에서 변경됐다. 2.5ℓ 가솔린 엔진과 2개의 전기모터 구성은 같지만 출력은 높아졌다.
PHEV의 경우 NX 450h+로 토요타 SUV '라브(RAV)4'와 파워트레인을 공유한다. 2.5ℓ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 18.1kWh 용량의 배터리가 조합됐다.
일본 상용차 제조업체 이스즈는 내년 상반기 픽업트럭 '디맥스(D-MAX)'를 출시한다. 2.5톤 이상 중형트럭만 판매하던 이스즈가 픽업트럭을 선보이는 건 국내 시장에서도 픽업트럭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디맥스는 1.8ℓ 디젤 엔진을 장착한 모델로 3.5톤의 견인력을 갖추고 있다. 최대 적재량은 700㎏이다. 전장 5265㎜, 전폭 1870㎜로 쉐보레 콜로라도(5395㎜·1885㎜) 보다 조금 작은 크기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D),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LKAS), 충돌을 방지하는 긴급 제동 보조(AEB)를 비롯해 8개의 에어백 등 다양한 안전사양까지 기본으로 적용됐다.
이스즈 관계자는 "무엇보다 컴팩트한 디자인의 픽업트럭으로 도심 출퇴근 및 주말 레저 등 다목적으로 활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1~11월 일본차 판매량은 1만8981대로 전년 동기 대비 4% 증가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지난해 총 판매량인 2만564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렉서스는 올해 들어 8994대가 팔려 전년 동기 대비 18.8% 증가했다. 토요타는 9% 증가한 5932대, 혼다는 45.3% 늘어난 4055대를 기록했다.
일본차 판매 증가세에 기여한 차종은 하이브리드차다. 일본차 중 가장 많이 팔린 렉서스 ES 300h를 비롯해 토요타 라브4 하이브리드, 시에나 하이브리드, 혼다 어코드 하이브리드 등 모두 전년 대비 판매량이 늘었다.
이스즈 픽업트럭 '디맥스'. 사진/이스즈
특히 렉서스와 토요타는 하이브리드차 판매 비율이 각각 98%, 93%에 달한다. 타 수입차 브랜드와 비교해 일본차가 갖고 있는 가성비와 전기차 보다 접근성이 높은 하이브리드 선호에 힘입어 판매량이 꾸준히 늘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불매운동의 여파가 수그러들고 있고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한 수요도 계속 늘고 있다"며 "품질은 물론 가격까지 타 수입차 브랜드와 비교해 상품성이 높아 판매량은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자동차 브랜드들은 앞으로 전기차 전환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그동안의 전기차는 기존 내연기관차 기반 파생 전기차였다. 충전시간, 주행거리, 안정성 측면에서 우위를 보이는 전용 전기차와 경쟁을 벌이기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토요타는 2030년까지 총 30종의 전기차 모델을 도입하고 연간 350만대의 글로벌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중 렉서스는 2030년까지 전 카테고리에 전기차 모델을 도입하고 2035년까지는 전 세계에서 판매되는 렉서스 모델의 100% 전기차 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혼다는 2040년부터 전기차와 연료전지차만 생산할 방침이다. 닛산도 향후 5년간 전기차 관련 기술 개발에 2조엔을 투자하고 2030년까지 15종의 전기차를 새로 내놓기로 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