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 관악구 신림1재정비촉진구역을 방문해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오세훈표 정비사업으로 불리는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이 재건축 및 재개발 사업 모두 흥행하면서 주택공급 확대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서울지역 주요 재건축 사업장이 신통기획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재건축 사업 활성화가 예상된다. 여기에 25곳을 선정하는 재개발 사업에 102곳이 신청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기부채납 가능성이 낮고, 사업 추진 동력이 높다는 점에서 신통기획에 참여하는 사업장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신통기획에 참여하는 주요 재건축 사업장이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지역 주요 재건축 단지로 꼽히는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가 대표적이다. 은마아파트 반상회는 최근 소유주 4820명 중 1460명이 넘는 동의를 얻어 강남구청에 신속통합기획 신청서를 제출했다. 아울러 ‘압구정 3구역’, ‘대치 미도’ 등 강남지역 주요 재건축 단지가 신통기획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신통기획은 서울시가 정비사업 초기 단계부터 조합과 함께 정비사업 계획을 짜는 제도로 사업 주체는 주민으로 하고, 시는 행정적 지원으로 사업에 속도를 낼 수 있도록 돕는다. 특히 도시계획 규제를 유연하게 적용해 통상 5년가량 걸리는 정비구역 지정 및 건축·교통·환경영향평가 등 절차를 절반으로 단축할 예정이다. 여기에 임대주택이나 기부채납 강화 등 공공성 강화를 위한 환수장치도 따로 없다.
특히 지난달 대치 미도가 첫 신통기획 재건축 사업을 신청한 이후 한달 새 서울시에 접수된 단지만 12곳에 이른다. 아울러 서울지역 주요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신통기획 참여를 저울질하는 단지들이 많아지고 있다. 서울시는 신통기획 재건축 사업이 과열 조짐을 보이자 우선순위 기준 마련 등 속도조절에 나서는 모습이다. 사업 진행에 따른 이주 수요 급증으로 임대차 시장 불안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신통기획 재개발 사업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10월 진행된 신속통합기획 민간 재개발 공모에 24개 자치구에서 모두 102곳이 참여했다. 서울시는 이달 중 재개발 후보지 25곳, 2만6000호 안팎을 선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특히 재개발 기회가 없었던 낙후된 지역도 서울시의 6대 규제완화 방안에 ‘주거정비지수제’ 폐지가 담기면서 공모에 신청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재개발 사업 추진 과정에서 주민 동의절차는 3번에서 2번으로 간소화된다. 최종 선정된 후보지는 ‘신속통합기획’을 통해 공공이 신속한 구역지정 절차를 지원하고, 아파트 건립시 2종 7층 관련 규제도 완화되면서 사업성 개선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서울시는 법적요건인 노후도 등 구역별 평가를 중심으로 후보지를 선정한다. 특히 자치구별 여건과 추진의지, 자치구별 안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공모에 참여할 수 있는 대상지는 법령·조례상 재개발 정비구역지정 요건에 맞고, 토지 등 소유자 30% 이상 구역지정을 희망하는 지역이어야 한다. 다만, 서울시가 민간재개발 후보지 선정을 위한 공모제를 처음 도입하면서 접수 방식을 연1회로 제안해 향후 공모에서 탈락한 재개발 조합의 반발이 예상된다. 서울시는 무분별한 정비사업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향후 신통기획을 추진하는 사업 단지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공공재개발 등 정부가 추진하는 사업은 인센티브와 함께 임대주택 등 기부채납이 요구되지만, 신통기획은 아직 공공 환수에 대한 뚜렷한 기준을 마련해 놓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공공재개발은 용적률 상향 같은 인센티브를 주는 대신 임대주택 비율 상향 같은 반대급부를 요구하지만, 신통기획은 인센티브도 없고 반대급부도 없다. 기부채납에 대한 가능성은 있지만 공식화된 것은 아니다”라며 “특히 오 시장은 연임 가능성이 높아 사업 추진 동력이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향후 신통기획을 정비사업 선택지로 고려하는 단지가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