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2개월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주요 정당의 대통령 후보들이 내놓는 부동산 정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대통령 선거도 부동산 정책 대결이 될 것이라는 말이 나오는 가운데 여전히 부동산 정책이 정권의 성공 여부를 판가름하는 주요 잣대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 정책에 따라 부동산 시장이 크게 영향을 받는다는 점에서 향후 부동산 시장을 전망하는 주요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일단 부동산 보유세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 힘 윤석열 후보는 서로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먼저 이 후보는 ‘국토보유세 신설’을 주장하고 있다. 현재 0.17%인 부동산 보유 실효세율을 1.0%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내용을 담고 있다. 보유세 강화로 다주택자들이 보유한 주택을 매물로 내놓을 수 있게 유도해 시장 공급을 늘리고 이를 통해 가격을 안정화시키겠다는 의도다.
이 후보는 이와 관련해 “국민들이 반대하면 안 한다”며 한 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최근 이 후보 직속기구인 ‘부동산개혁위원회가’ 공식 활동을 시작하면서 이와 비슷한 개념인 ‘토지이익배당금제’를 꺼냈다. 위원회는 부동산 실효세율을 선진국 수준으로 높이고, 이를 통해 확보한 세수 전액을 전 국민에게 기본소득으로 지급하는 것으로 불로소득을 원천 차단한다는 계획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모습.
다만, 이 후보는 문재인정부의 종합부동산세 정책과 관련해 “섬세하지 못한 제도 설계로 국민께서 억울함을 느끼는 사례가 발생했다”며 이직이나 취학, 상속 등 일시적 2주택자 및 종중 명의 가택, 전통 보전 고택, 협동조합형 사회주택, 농어촌 주택 등 투기 목적이 아닌 2주택자에 대해서는 종부세 중과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종부세 기조는 유지하되 사회 통념상 투기 목적이 아닌 다주택자를 구제하겠다는 뜻이다.
반면 윤 후보는 종합부동산세 전면 재검토를 부동산 관련 주요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윤 후보는 대통령이 되면 종부세를 전면 재검토하고, 중장기적으로 종부세를 재산세에 통합하거나 1주택자에 대해서는 면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보유세와 관련해 문재인정부와 확연히 다른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이로 인해 보유세 부담에 따른 세입자 전가 현상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보유세와 관련해서는 누가 당선 되는지에 따라 향후 부동산 시장에 다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국토보유세 신설 등 보유세가 강화될 경우 매물을 내놓는 다주택자들이 늘어난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보유세 강화로 세입자 부담이 더욱 늘어나거나, 증여가 더 활발하게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반면 종부세 등 보유세가 완화될 경우 세금 부담이 낮아지면서 매물을 내놓는 경우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양도세와 관련해서는 두 후보 모두 비슷한 입장이다. 이 후보는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한시적 중과 배제에 찬성하고 있다. 향후 1년 간 첫 6개월은 전액, 이후 3개월은 50%, 나머지 3개월은 25%를 차등 면제하는 방안이 담겼다. 다만, 이 후보는 한시적 입장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윤 후보는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율 완화에 대해서 찬성하는 입장이다.
두 후보 모두 일단 양도세 완화에 방점을 찍고 있다는 점에서 지금보다는 다주택자 매물이 시장에 풀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재 업계에서는 부동산 시장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다주택자들이 언제 매물을 내놓을지 고민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이런 시기에 양도세가 완화될 경우 매물이 크게 늘어날 수 있고, 이로 인해 부동산 시장이 안정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아울러 양도세 완화와 함께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 투자심리가 꺾이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에 매물이 크게 풀릴 것으로 예상된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투자심리가 꺾이고 가격이 안정화되면 급매가 많이 나오게 된다”라며 “지금처럼 시장이 안정세로 전환되는 시점에서는 똘똘한 한 채만 가지려는 환경이 지배적으로 되면서 내년 대선 전후로 매물은 많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주택 공급 정책과 관련해서는 두 후보 모두 대규모 공급을 통한 부동산 시장 안정화에 방점을 찍고 있다.
후보는 기본주택 100만호를 포함해 공공 주도로 임기 내 250만호를 건설하겠다고 강조한다. 아울러 재건축 및 재개발 규제를 완화해 강남 등 기존 지역에서 공급 물량이 나올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윤 후보는 정책 발표 때부터 재건축과 재개발 규제를 완화해 민간 주도로 임기 내 250만호를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일단 주택 공급 드라이브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다. 특히 실수요자들이 원하는 지역에 원하는 호수를 공급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박인호 숭실사이버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주택 공급을 통해 부동산 시장이 안정화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문제는 어디에 얼마나 주택을 공급하는지 여부”라며 “대부분 서울과 강남에 살고 있고, 이쪽에 삶의 터전이 있는 사람들에게 신도시 만들어서 경기도로 이주하라고 하면 갈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주택 공급에서 중요한 것은 지역이기 때문에 이런 내용을 잘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