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송희 기자] 미국 뉴욕증시가 새해 첫날부터 애플의 시가총액 신기록과 테슬라의 주가 급등에 훈풍이 불자 서학개미 투자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지루한 박스권을 등락 중인 국내 주식보단 글로벌 증시에서 돌파구를 찾겠다는 셈법이다. 증권업계는 미국 증시의 올해 키워드를 메타버스와 친환경으로 제시, 투자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4일 하나금융투자와 키움증권은 올해 글로벌 마켓에서 주목해야 할 테마로 각각 메타버스와 친환경 시대 셰일 투자를 꼽았다. 작년서부터 이어진 시장의 화두가 올해까지도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메타버스는 글로벌 주요 기업들의 핵심 성장 부문이라는 점, 셰일 주식이 저평가돼 있다는 점을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우선 메타버스는 작년서부터 현재까지 시장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는 소재 중 하나다. 메타버스는 디지털과 현실 공간이 결합된 세계로 일시적인 결합이 아니라 지속적이며 실시간으로 구현되는 공간을 말한다. 페이스북(Facebook)이 메타 플랫폼스(Meta Platforms)로 사명을 변경하면서 앞으로의 비전을 메타버스로 잡을 만큼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김재임 하나금융투자 선진국 기업분석 연구원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메타 플랫폼스, 엔비디아는 메타버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 각자의 방식과 전략으로 채비를 본격화 하고 있다”면서 “올해도 메타버스는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될 유망 테마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하나금융투자의 메타버스 관련 최선호 종목은 로블록스(RBLX. US)와 유니티 소프트웨어(U.US)다. 차선호주는 스냅(SNAP.US)을 꼽았다. 로블록스는 게임 부문 플랫폼 사업자로 UGC(User Generated Contents·사용자가 직접 제작한 참여형 콘텐트) 플랫폼이라는 차별성과 메타버스 특징이 가장 잘 구현되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유니티 소프트웨어는 3D 콘텐츠 개발 수요 증대에 따른 수혜가 클 것으로 전망했다.
스냅은 AR(증강현실)에 기반한 메타버스형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라는 차별성을 바탕으로 유저 기반을 더욱 넓힐 것으로 예상된다. 김 연구원은 “이들 종목은 모두 고성장 고밸류 종목이라는 점에서 변동성은 다소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메타버스 관련 성장 잠재력이 높아 업사이드가 큰 종목”이라고 평가했다.
키움증권은 올해 미국 시장에서 주목할 이슈로 친환경 시대에 오히려 셰일 주식을 사야할 것을 권고했다. 이원주 키움증권 US Equity 연구원은 관련 선호 종목으로 미국 2위 셰일 석유개발(E&P) 업체인 파이어니어 내추럴 리소시스(PXD)를 제시했다. 현재 12개월 선행 PER(주가수익비율) 10배 이하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 연구원은 “작년서부터 미국 셰일 E&P 산업의 상위 집중도가 본격적으로 높아지고 있고, 이 트렌드가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대형 셰일 E&P 업체들의 가격 결정권이 강해지기 때문에 PER 확대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 셰일 산업에 치명적인 규제가 도입되기 어려움에도 관련 우려가 커지자 지나치게 낮은 PER에 거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 뉴욕증시에 새해 첫 거래일 '대장주' 애플은 장중 182.88달러까지 치솟아 역대 최고가를 찍은 것은 물론 시가총액 3조 달러 고지를 돌파했다. 또한, 새해 첫날 뉴욕증시를 달군 종목은 테슬라가 꼽힌다. 테슬라는 지난해 4분기 고객 인도량이 사상 최다인 30만8600대였다는 전날 발표에 힘입어 전장보다 13.5% 급등 마감했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바이든 행정부의 전기차 판매 확대 정책으로 테슬라의 고속 성장은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올해 중순 시점에는 사이버 트럭 출고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새해첫날부터 뉴욕증시에 훈풍이 불면서 서학개미 투자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사진은 뉴욕 거래소 앞 황소상. 사진/신송희
신송희 기자 shw1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