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민우 기자] 코로나19 먹는치료제 1만1000명분이 오는 31일 추가로 들어온다. 이를 포함하면 현재까지 국내 도입된 먹는치료제 물량은 총 3만2000명분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먹는치료제를 처방받는 환자는 408명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처방속도를 높이기 위해 '처방 연령제한 해제', '구체적인 처방기준 마련' 등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29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화이자사의 코로나19 먹는 치료제인 팍스로비드 1만1000명분이 오는 31일 국내로 추가 도입된다. 당초 30일 도입예정이었지만, 기상 악화로 인해 하루 뒤인 31일로 도착일정이 연기됐다.
팍스로비드 1만1000명분은 31일 오후 2시20분 도착할 예정이다. 이후 3시20분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해 오후 5시20분께 청주 오창에 위치한 유한양행 물류창고에 입고된다.
앞서 정부는 13일 2만1000명분의 팍스로비드를 국내로 들여왔다. 31일 도착분을 포함하면 국내 도입된 먹는치료제는 모두 3만2000명분이다.
먹는치료제는 코로나19 증상 발현 후 5일을 넘기지 않은 경증~중등증(무증상자 제외) 환자를 대상으로 투약할 경우 88%의 높은 위중증 예방효과를 보이며 '게임체인저'로 평가를 받고 있다.
문제는 저조한 '처방률'이다. 정부는 먹는치료제를 도입하며 하루 1000명 이상 환자에게 처방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14일 투약 시작 후 2주 동안 팍스로비드를 처방받은 코로나 환자는 408명 규모로 500명을 채 넘기지 못했다.
29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화이자사의 코로나19 먹는 치료제인 팍스로비드 1만1000명분이 오는 31일 국내 추가 도입된다. 사진은 인천공항에서 옮겨지는 팍스로비드 모습. 사진/뉴시스
감염병 전문가들은 먹는치료제가 활성화될 경우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치명률이 독감보다 낮아질 수 있다며 '명확한 투약지침 마련', '투약 연령제한 해제' 등 처방률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마상혁 경상남도의사회 감염병대책위원장은 "동네병·의원에서도 진단·진료·처방이 가능한 구조가 구축되야 팍스로비드 처방이 활성화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마상혁 위원장은 "대부분의 의사들의 경우 팍스로비드에 대한 처방 경험이 없기 때문에 임상 정보 등 내용을 잘 알고 있지 않다"며 "더 명확한 투약지침을 정부가 마련해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현재 독감의 치명률은 0.1%, 오미크론 변이의 치명률은 0.16%로 조금 더 높은 수준"이라며 "먹는치료제를 잘 쓰면 치사율이 독감보다 훨씬 낮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천은미 교수는 "국내 18세 이상 성인의 경우에도 많지는 않지만, 고위험군인 분들이 있다"며 "현재 이런분들에게는 처방이 불가능하도록 연령제한 기준이 설정돼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먹는치료제 처방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연령제한을 해제해야 한다"며 "부작용을 우려해 보수적으로 처방하는 의료진을 위한 명확한 처방지침도 만들어 배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팍스로비드는 임상시험을 12세까지 했는데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며 "임상연구를 진행한 800명 중 사망자는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29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화이자사의 코로나19 먹는 치료제인 팍스로비드 1만1000명분이 오는 31일 국내 추가 도입된다. 사진은 팍스로비드를 살피는 약사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이민우 기자 lmw383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