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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숨 돌렸지만"…HDC현산, 파격조건으로 재건축 수주
안양 관양동 현대아파트 시공권 확보…영업정지 전까지 수주에 사활
입력 : 2022-02-07 오후 3:00:00
광주 화정동 아아피크 붕괴 사고 현장 모습.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HDC현대산업개발(294870)이 최근 안양시 관양동 현대아파트 재건축 사업 시공사로 선정됐다.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건설현장 붕괴 사고 이후 시장 퇴출 여론까지 불고 있는 상황에서 시공권을 따낸 것이라 눈길을 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여세를 몰아 이달 말 예정된 서울 노원구 월계 동신아파트 재건축 사업까지 넘보면서 퇴출 여론을 잠재우려 한다. 다만, 징계 절차는 진행 중이라 리스크를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7일 업계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 주말 열린 안양시 관양동 현대아파트 재건축 조합 시공사 선정 총회에서 과반이 넘는 표를 받으며 시공사로 선정됐다. 예정 공사비는 4240억원 규모다.
 
업계에서는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건설현장 붕괴사고 이후 HDC현대산업개발이 추가 수주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붕괴사고에 대한 불안감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 아무리 HDC현대산업개발이 파격 혜택을 제공하더라도, 선택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안양시 관양동 현대아파트 조합원들은 붕괴사고에 대한 우려보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제시한 파격 혜택에 손을 들어줬다. HDC현대산업개발은 붕괴 사고 이후 정비사업 수주에 뛰어든 단지들에게 잇따라 파격 혜택을 제시하고 있다.
 
먼저 HDC현대산업개발은 이번 수주전에서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사업추진비 2조원을 조달하겠다고 제안했다. 사업추진비에는 조합원 이사비나 아파트와 상가 세입자 보증금 등이 포함된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이를 통해 조합원에게 파격적인 이주비를 지원하겠다고 강조한 것이다.
 
아울러 조합원 사업추진비로 세대당 7000만원 즉시 지급을 약속했고, 분담금 납부 유예 기간도 4년으로 제시해 경쟁사보다 2년 길었다. 여기에 후분양을 조건으로 안양 시세 평당 4800만원을 일반분양가에 100% 반영하겠다고 공약했다. 이를 통해 분담금이 아니라 조합원 환급을 약속했다.
 
여기에 안전 문제를 우려하는 조합원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서도 여러 제안을 내놓았다. 관리처분 총회 전 시공사 재신임 절차, 안전결함 보증기간 30년 확대, 외부 전문 안전감독관 업체 운영비용 부담 등 조건을 추가로 걸면서 안전시공을 약속한 것이다.
 
이 때문에 이달 말 시공사 선정 총회를 예고한 서울 노원구 월계동신아파트 재건축 사업에서도 HDC현대산업개발이 시공권을 따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조합 등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은 이 사업에도 후분양제와 사업비 증액 등 안양 관양 현대아파트와 비슷한 파격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신아파트 한 조합원은 “붕괴 사고 이후 현대산업개발에서 파격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고 있다. 특히 이주비는 당장 살 곳을 마련해야 되는 조합원 입장에서 마음이 움직일 수밖에 없는 조건”이라며 “아울러 사고 이후 안전 문제에 더 많이 신경을 쓸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다만, 서울시가 지난해 6월 발생한 광주 동구 학동4구역 재개발 철거 현장 사고에 대한 HDC현대산업개발의 징계 절차에 착수한 상황이라 긴장을 늦출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서울시는 현재 HDC현대산업개발에 8개월의 영업정지 처분을 사전 통지했다.
 
아울러 이번 화정아이파크 사고의 경우 학동 사고보다 처벌 수위가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최소 1년 이상의 영업정지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영업정지 기간에는 이미 수주한 공사를 진행할 수는 있지만, 공공공사 및 민간공사 신규 수주를 할 수 없어 먹거리가 크게 줄어든다.
 
현재 수주잔고가 얼마나 남아 있는지에 따라 버틸 수 있는 여력이 달라질 수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HDC현대산업개발의 수주잔고는 민간 공사만 21조825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매출액이 3조6702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약 5년 정도의 일감은 확보해 놓은 상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영업정지를 피할 수 없는 상황에서 현대산업개발이 할 수 있는 최선은 영업정지를 당하기 전에 일감을 최대한 많이 확보하는 것”이라며 “영업정지 처분 전까지 지금처럼 일감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남아 있는 수주에 최대한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최용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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