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올해 첫 공모주 상장사인
오토앤(353590)의 주요 투자자들이 투자금 회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오토앤은 상장 이후 주가가 급등세를 보인 만큼, 벤처캐피탈(VC)들의 투자금 회수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보호예수 물량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VC들이 빠른 '엑시트'에 나서자 향후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이슈가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 VC들의 경우 이미 매각 가능한 주식 전량을 장내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표/뉴스토마토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DSC인베스트먼트와 엘앤에스벤처캐피탈 등은 오토앤이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지난달 20일부터 지난 26일까지 보유하고 있던 오토앤 주식 중 의무보유 확약이 없는 물량 전부를 장내 매도했다.
DSC인베스트먼트는 상장 당일인 20일 19만4648주(지분율 1.4%)를 장내 매도했으며, 엘앤에스벤처캐피탈이 지난 26일 15만5200주(1.2%)를 장내 매도했다. 앞서 오토앤은 VC들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 중 20%의 물량에 대해 보호예수를 제외했는데, 상장 1주일만에 보호예수가 없는 물량 전부가 시장에 풀린 것이다.
DSC인베스트먼트는 오토앤 상장 첫날 보호예수가 설정되지 않은 주식을 모두 매각했다. ‘DSC초기기업성장지원펀드’와 ‘DSC드림x청년창업펀드’, ‘DSC유망서비스산업펀드’ 등은 앞서 지난 2018년과 2019년 오토앤 전환상환우선주 유상증자에 각각 20억원, 10억원을 투자해 오토앤 우선주 1만9680주를 확보했다.
이후 오토앤의 10대 1 액면분할과 320% 무상증자로 DSC인베스트먼트의 오토앤 보유주식수는 97만3224주(7.5%)까지 늘어났다. 오토앤은 이중 80%(77만8576주)에 각각 1개월, 3개월 보호예수를 설정했으며, 나머지 20%(19만4648주) 물량은 보호예수에서 제외했다.
다만 DSC인베스트먼트는 오토앤 상장 첫날 보호예수가 설정되지 않은 오토앤 물량 전량을 장내 매도했다. DSC인베스트먼트는 이번 매도를 통해 21억원 어치의 현금을 확보했으며, 투자원금의 70%를 회수했다.
엘앤에스벤처캐피탈은 한번의 매도를 통해 투자원금의 170%의 금액을 회수했다. 엘앤에스벤처캐피탈은 지난 2016년과 2018년 각각 10억원의 자금을 투입해 보통주 8000주와 전환상환우선주 6984주를 확보했다. 이후 오토앤의 액분과 무증으로 엘앤에스벤처캐피탈의 보유 지분은 77만5992주(6%)까지 늘어났다. 엘앤에스벤처캐피탈이 지난 26일 15만5200주(1.2%) 장내매도를 통해 확보한 자금은 34억원으로 투자원금의 170%를 넘어선다.
DSC인베스트먼트와 엘앤에스벤처캐피탈이 보유하고 있는 나머지 지분가치는 각각 113억원, 90억원(7일 종가 기준)에 달한다. 이들 VC들이 남은지분을 모두 매각할 경우 DSC인베스트먼트와 엘앤에스벤처캐피탈이 얻게 될 수익은 각각 4배, 6배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두 VC들은 이번 장내 매도로 의무보유 확약이 없는 물량을 모두 매각했지만, 아직 재무적 투자자(FI)들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 비중이 많은 만큼 엑시트에 따른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이슈가 향후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오토앤은 오는 20일 VC 등 FI들의 1개월 보호예수 156만8916주(12.19%)가 해제될 예정이며, 오는 4월20일에는 상장주선인과 FI 등의 보호예수 154만8595주(12.03%)가 연이어 해제될 예정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시장에 매도 대기물량이 많다는 것만으로도 주가에 악영향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보호예수 해제가 항상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단기적 조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20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오토앤은 현대차그룹의 1호 사내벤처다. 지난달 20일 상장 후 이틀 연속 상한가를 보였으며, 이날 종가 기준 공모가(5300원) 대비 172.64% 상승했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