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크게 작게 작게 메일
페이스북 트윗터
'최고치 물가' 발표 앞두고도…미 증시 반등한 이유는
미국 1월 CPI, 전년 대비 7.2~7.3% 상승 전망
입력 : 2022-02-10 오후 2:51:32
[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1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미국 증시가 강하게 반등했다. 조기 긴축의 공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증시가 금리 인상의 전제 조건이 되는 물가 지표에 크게 반응하지 않은 것이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세가 꺾이면서 안도의 한숨을 쉰 데 이어 물가상승률과 국채금리가 거의 정점에 달했다는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다.
 
미국 1월 CPI가 10일(현지시간) 발표될 예정인 가운데 물가상승률에 대한 전망이 엇갈린고 있다. 약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미국 소비자물가가 1월에도 7%대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블룸버그이코노믹스 등 외신이 인용한 경제학자들의 관측을 종합하면 1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7.2~7.3% 급등할 것으로 추산됐다. 1982년 2월 이후 최고치를 찍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해 12월 기록한 7.0%도 웃돌며 2개월 연속 7%대가 확실시되지만, 물가상승률이 정점에 달했다는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CNBC에 출연해 "미국 물가가 정점에 올라섰다는 몇몇 증거가 있다"며 "올해 중반부터 내려가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 CPI의 월별 변화 속도는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9월 CPI는 5.4%, 10월 6.2%, 11월 6.8%, 12월 7.0%를 기록하며 증가폭이 줄어들고 있다.
 
CPI가 높으면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긴축을 강화하는 명분으로 사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연준은 이번 발표를 토대로 3월 중 기준금리인상 계획을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사진/뉴시스
 
금리 인상의 속도와 강도에 대해서도 유화적인 메시지가 나오고 있다.
 
연준 위원들이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인플레이션을 잡아야 한다는 데 동의하지만, 금리를 한번에 0.5%포인트 올리는 것에는 회의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은행 총재는 CNBC방송에 "25bp(1bp=0.01%포인트) 인상을 생각하고 있다"라며 "모든 선택지가 준비돼 있다는 점을 모두가 알기를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도 이날 "반드시 50bp 금리인상을 시작해야 할 근거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두 총재는 시장의 유동성을 회수하는 양적긴축(대차대조표 축소)에 대해서는 모두 과거 긴축 시기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2%대에 육박한 미국 국채 10년물도 정점론이 제기되며 장중 1.90%까지 하락했다. 2년물과 5년물 국채금리는 각각 .134%, 1.82%로 전일 대비 높아졌지만, 전문가들은 이보단 장기물 하락에 주목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자산운용사 잉걸스앤스나이더의 팀 그리스키 수석 포트폴리오 스트래티지스트는 "채권시장은 이제 연준이 올릴 수 있는 금리의 한계점을 보여주고 있"고 설명했다.
 
CPI 발표를 앞두고서도 미 증시에서는 경계하는 분위기가 없었다. 미국 뉴욕 증시의 주요 3대 지수가 9일(현지시간) 강세를 보였다.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소폭 하락하며 나스닥은 2%가 올랐다. 3대 지수 모두 장 시작 후부터 꾸준히 상승했다.
 
다만 미 연준이 0.5%포인트의 이례적인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고 보는 전문가들도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역시 지난달 회의 이후 0.5%포인트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았다. 연준 내에서는 0.5%포인트는 과도하다는 입장과 이를 배제하지 말자는 주장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뉴욕 증권거래소 앞에 월 스트리트 표지판이 걸려 있다. 사진/뉴시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이종용 기자
SNS 계정 : 메일 페이스북


- 경제전문 멀티미디어 뉴스통신 뉴스토마토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