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러시아가 한국을 포함해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자국과 자국 기업 등에 제재를 부과한 나라들을 비우호국가로 지정했다.
7일(현지시간) AFP통신,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는 이날 정부령을 통해 자국에게 비우호적 행동을 한 국가들의 명단을 발표했다. 이 목록에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 영국, 호주, 일본, 유럽연합(EU) 회원국, 캐나다, 뉴질랜드, 대만, 우크라이나 등이 포함됐다.
이번 비우호국 명단에 포함된 국가들에는 러시아 대통령령에 따라 각종 제재가 부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정부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5일 내린 '일부 외국 채권자에 대한 한시적 의무 이행 절차에 관한 대통령령'의 틀 안에서 마련된 것이다.
비우호국가 목록에 있는 외화 채무가 있는 러시아 정부와 기업, 개인은 이를 러시아 통화인 루블화로 상환할 수 있다. 월 1000만 루블(약 8850만원)이 넘는 채무 상환에만 적용되며, 채무자는 러시아 은행에 특별 루블화 계좌를 개설하고 이 계좌를 통해 중앙은행 환율을 기준으로 환산한 채무액 송금을 요청할 수 있다.
이번 조치는 러시아 침공 이후 서방 국가와 우방국가들을 중심으로 이뤄졌던 제재에 대한 러시아의 대응 중 하나로 풀이된다. 한국의 기업과 개인은 가치가 폭락한 루블화로 러시아로부터 상환받아야 할 채권을 받게 된다.
앞서 미국과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는 러시아를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에서 퇴출했고, 중앙은행과 국부펀드의 거래도 제한했다. 서방의 경제 제재로 러시아가 조만간 디폴트(채무 불이행)를 선언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러시아 화폐인 루블화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