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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발톱' 드러낸 미 연준…시장이 환호한 이유는
금리인상 불확실성 해소…러시아-우크라 종전 기대감도
입력 : 2022-03-17 오후 2:55:00
[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년여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연준이 인플레이션(고 물가)를 잡겠다며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성향을 강하게 드러냈지만, 금리 인상을 기다렸다는 듯 강하게 반등하며 환호했다.
 
미 연준은 15~16일(이하 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치고 현재의 0.00~0.25% 수준의 기준금리를 0.25~0.50%로 0.25%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혔다. 2018년 12월 마지막으로 금리를 인상한 후 3년3개월만에 처음이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잡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였다고 평가하고 있다. 투자자들이 주목한 부분은 FOMC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지표인 점도표다.
 
점도표에 따르면 FOMC 위원들은 올해 말 금리를 1.9% 수준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르면 올해 6차례 남은 FOMC 회의 모두에서 0.25%포인트씩 금리를 인상할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시장은 미 연준의 매파적 성향을 확인했지만 큰 안도감을 보인 모습이다. 미국 증시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무려 3.77% 급등했다. 암호화폐 대표격인 비트코인도 5000만원대로 올랐다. 최근 들어 비트코인 시세는 나스닥 지수와 함께 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금리 인상이 막상 현실화하면서, 불확실성이 해소됐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미 연준은 지난 연말부터 금리 인상을 예고했고, 금리 인상에 민감한 기술주들이 줄줄이 급락했다. 
 
특히 시장에서는 0.5%포인트 인상의 '빅스텝'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었지만, 올해 남은 기간 0.25%포인트씩 인상하는 '베이비스텝'을 선택했다는 점에 안도한 것이다.
 
16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에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이 뉴욕증권거래소 입회장 화면에 비치고 있다. 연준은 이날 3년 3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는 것으로 본격적인 금리 인상의 시작을 알렸다. (뉴욕 로이터=연합뉴스)
 
제롬 파월 의장이 미국 경제에 자신감을 표현한 것도 투자자들의 안도감을 심어준 것으로 보인다. 파월 의장은 "'미국 경제가 매우 강다하"고 여러 차례 언급하며 침체에 빠질 가능성은 높게 보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당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유가가 고공행진을 펼치면서 물가상승과 경기침체가 동반되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키워왔다.
 
물론 미국 대내 경제상황만으로는 시장의 급반등을 설명하기는 어렵다. 연준이 금리 인상을 발표한 날 대외 호재 소식도 함께 전해졌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이 진일보했다는 소식이 기대감을 높였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 포기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종전의 실마리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일었다.
 
미국 내 중국 기업의 상장폐지 우려가 일부 해소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 8일 중국 기업 일부가 외국회사문책법을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상장폐지를 예고했다. 하지만 중국 국무원 금융안정발전위원회가 중국 기업의 미국 상장에 대해 협력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연준의 매파적 성향이 앞으로 더 강해질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올해 남은 일부 회의에서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파월 의장도 "인플레이션이 고착화되지 않도록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며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부정하지 않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7명의 FOMC 위원들이 최소한 한 번 이상은 0.50%포인트 금리 인상이 필요함을 주장했다"며 "향후 실업률이 연준의 예상보다 더욱 하락할 경우 연준이 더욱 매파적으로 움직일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반면 물가 전망치는 상향 조정한 점에도 주목하며 "5월 중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고 진단했다. CNBC 역시 "연준은 대부분 0.25%포인트 인상을 고수하겠지만, 한 번에 0.5%포인트를 인상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입회장에서 트레이더들이 웃으면서 대화하고 있다. 이날 뉴욕증시는 3년여 만의 기준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불확실성이 해소된 것에 따른 '안도 랠리'를 펼쳤다. (뉴욕 AP=연합뉴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이종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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