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러시아는 국가 존립이 위협에 처한다면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크렘린궁(대통령실) 대변인이 22일(현지시간) 밝혔다.
CNN방송 등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어떤 조건에서 핵무기를 쓸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만약 국가의 존립이 위기에 처한다면 우리가 갖고 있는 '국가안보개념'에 준거해 핵무기가 사용될 수 있다"고 답했다.
푸틴 대통령도 러시아를 위협하는 나라에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직접 시사한 바 있다. 지난달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텔레비전으로 방영한 대국민 연설에서 그는 "누가 우리의 길을 막으려 하거나 우리나라와 우리 국민에게 위협을 가한다면 즉각 대응할 것이고, 그들은 역사상 전혀 볼 수 없었던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핵무기 운용 부대에 전투태세 강화를 지시했었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푸틴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지난달 28일 전략 미사일 부대와 북해·태평양함대, 장거리 항공사령부 등이 인력을 강화하고 전투 임무를 수행하기 시작했다고 보고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세웠던 목표를 아직 달성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작전은 사전에 수립된 계획과 의도에 맞게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민간인을 상대로 무차별 공격을 가하고 있다는 수많은 보고와 관련해선 "자국군이 민간 시설이나 민간인이 아니라 군사적 목표만을 상대로 작전을 수행한다"고 주장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특별 군사작전'이라 칭하며 "작전의 주요 목표는 우크라이나의 군사적 잠재력을 제거하고 우크라이나의 중립국화를 보장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10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화상을 통해 각료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