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미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전쟁 범죄’라고 발표했다. 앞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전범'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지만, 정부 차원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전쟁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공식 결론을 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23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미국 정부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침공 과정에서 전쟁 범죄를 저질렀다고 평가한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이번 평가는 공개됐거나 첩보로 입수 가능한 정보를 신중하게 검토한 결과에 근거를 두고 있다"며 "모든 혐의가 있는 범죄처럼 그 범죄에 대한 관할권을 가진 법정이 특정 사건에 대한 형사 책임을 밝히는 궁극적인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국제사법재판소(ICJ), 국제형사재판소(ICC) 등을 통한 사법 처리를 추진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블링컨 장관은 러시아군이 아파트와 학교, 병원을 공격해 수천 명의 무고한 민간인을 죽거나 다치게 했다면서 러시아군은 민간인이 사용 중이라고 명확하게 인식 가능한 수많은 장소를 파괴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마리우폴의 산부인과 병원과 극장 공습을 그 사례로 들었다.
실제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서 민간인까지 겨냥한 무차별적인 포격과 공습을 자행해 희생자가 속출하고 있다. 유엔 인권사무소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러시아의 침공 이후 현재까지 우크라이나에서 사망 977명, 부상 1594명 등 총 2571명의 민간인 사상자가 나왔다. 지난 22일까지 집계된 난민 수는 362만6500여명에 달한다.
우크라이나 북부 지토미르에서 지난 23일(현지시간) 러시아군 폭격으로 형체를 부서진 학교 건물 앞을 한 남성이 걸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