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인도주의 상황에 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 제출한 결의안이 부결됐다.
23일(현지시간) AP통신과 CNN 등에 따르면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진행된 안보리 표결 결과 해당 결의안은 기권 13표로 부결됐다. 결의안이 통과되려면 찬성 9표가 필요했는데, 러시아와 중국만 찬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는 투표에 앞서 "침략국인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인도주의적 위기를 해결해 달라고 요청하는 결의를 낸 것은 비양심적이고 부도덕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는 "러시아는 악화하는 인도적 조건이나 수백만 명의 생명과 꿈이 파괴된 전쟁에는 신경 쓰지 않고 있으며, 만약 그랬다면 침공을 멈췄을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가 제출한 결의안은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을 회피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이 결의안에는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는 인도주의적 위기 해결을 위한 지원 등의 내용이 담겼으나 정작 그 위기를 만든 러시아의 침공에 대한 사실은 명시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프랑스와 멕시코는 지난 15일 러시아의 침공으로 인한 우크라이나의 인권 위기 상황을 비난하는 결의안을 유엔 총회에 냈고, 러시아도 바로 다음 날 결의안을 냈다. 바실리 네벤자 주유엔 러시아 대사는 프랑스와 멕시코 등 다른 나라가 낸 결의안을 '러시아를 비난하기 위한 정치적 쇼'라고 주장하면서 자국이 제출한 인도적 결의안이 다른 국가가 낸 안과 유사하다고 주장했다.
현재 유엔 총회에는 우크라이나와 관련한 결의안이 2건 상정돼 있다. 유엔은 오는 24일 총회를 열고 결의안에 대해 표결을 할 예정이다.
유엔 안보리 이사국 대표들이 지난달 21일(현지시간) 뉴욕의 유엔 본부에서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한 긴급회의를 연 모습. (사진=연합뉴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