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사태 선방에도 불구하고 지지율이 지지부진한 것은 경제 상황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현재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40%대로 취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이 같은 지지율은 오는 11월 예정된 중간선거에 불길한 징조일 수밖에 없다.
미 CNN방송은 31일(현지시간) 최근 시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물가 상승이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해석을 내놨다. 보통 미국이 국제적인 위기에 처했을 때 미국 대통려의 지지율이 상승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40%대 초반이라고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연합(EU) 등 서방의 강력한 대러시아 제재를 주도하며 러시아를 궁지로 몰아넣는 등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는 호평을 받는다.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이던 지난 1∼2일 미 공영라디오 NPR의 조사에서 약 열흘 새 8%포인트 급등한 47%를 기록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은 미국 여론의 관심이 우크라이나 사태보다 물가 등 경제 상황에 더 집중하고 있다는 점과 무관하지 않다. 지난 30일 발표된 퀴니피액대의 여론조사를 보면 응답자의 30%는 가장 시급한 과제로 인플레이션을 꼽았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문제라고 답한 미국인은 14%에 불과했다.
비영리연구소 카이저가족재단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도 응답자의 55%는 미국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가 인플레이션이라고 답했으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라는 대답은 18%에 불과했다.
퀴니피액대 조사에서 34%만이 바이든 대통령의 경제문제 대처를 지지한다고 답했고, 지지 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58%였다.
CNN은 "미국인들은 우크라이나 침공보다 인플레이션을 더 걱정하고 있다"며 "하지만 이 문제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일을 잘한다고 생각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이 상승하지 못하면 민주당은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정치적인 대재앙을 보게 될 것이고 전망했다.
지난 2018년까지 자료로 볼 때 대통령의 지지율이 50% 미만일 때 치러진 중간선거에서 여당이 평균 37석을 잃었다고 전했다. 민주당이 상원의 경우 친여당 의원까지 포함해 공화당과 동수, 하원에서는 불과 8석 앞서 있음을 감안할 때 현재 지지율 부진이 계속되면 민주당이 과반석 확보에 실패할 수 있다는 말이 된다.
CNN은 "바이든 대통령이 인플레이션을 되돌리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다"며 "바이든 대통령이 높은 휘발유 가격을 두고 러시아를 비난하지만 여론은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8일(현지시간) 백악관 스테이트 다이닝룸에서 2023회계연도 예산안을 발표한 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