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서울시가 사회진출에 어려움을 겪는 고립청년이나 집 밖에 나오지 않는 은둔청년을 제도권 안으로 품는다.
서울시는 고립청년과 은둔청년 1200명에게 취업 등 사회이행을 돕기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지원한다고 7일 밝혔다.
서울시는 올해 지원대상을 작년 298명에서 4배 이상 확대했다. 작년 첫 지원 당시 계획의 3배가 넘는 717명이 신청해 높은 수요를 입증했다.
서울시는 고립·은둔청년에 대한 지원 필요성이 가중됨에 따라 실태조사를 전국 최초로 실시하기로 했다다. 서울 거주 19~39세 청년을 대상으로 이달 중 착수해 연내 마무리할 계획이다. 서울에 고립·은둔청년이 얼마나 있는지부터 이들의 생활 실태와 특성까지, 정확한 현황을 파악해 체계적인 지원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현재 고립·은둔청년에 대해서는 공식적인 통계조차 없는 상황이다.
서울시는 고립·은둔 청년에 대한 보다 정교한 정책 설계를 위해 작년 12월 사회적 고립청년 지원조례를 제정해 제도적 지원과 실태조사 근거를 마련한 바 있다.
고립청년에 대해서는 작년 시가 개발한 사회적 고립척도를 도입해서 개개인의 고립정도에 따라 유형별 맞춤지원을 펼친다.
고립청년은 고립 정도를 객관적으로 측정하는 사회적 고립척도에 따라 일반군, 위험군, 고위험군으로 분류한다. 분류 후 밀착 상담, 사례 관리, 자신감 회복, 진로 탐색, 취업역량 강화, 지역 맞춤형 중에서 필요한 프로그램을 맞춤형으로 지원한다. 프로그램에 성실하게 참여한 청년에겐 1인당 20만원의 인센티브도 주어진다.
일반군은 정보 부족으로 진학·취업 등 사회 이행에 곤란을 겪는 청년들로, 서울시는 진로탐색 및 취업역량강화 프로그램을 중점적으로 지원해 사회 진출을 도울 계획이다. 사회적 관계망이 부족한 위험군은 진로·취업지원과 함께 밀착 상담, 자기 탐색, 관계형성 등을 지원해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고립의 정도가 가장 심한 고위험군은 개별 심층상담과 모니터링을 중점 지원하고, 필요 시 은둔청년 지원사업으로 연계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시는 프로그램 종료 후에 다시 한번 사회적 고립척도를 검사해 프로그램의 효과성을 측정할 계획이다.
은둔청년에 대한 지원은 가정환경, 학교폭력, 따돌림, 취업실패 등 다양한 요인으로 사회와 단절된 채 집 밖으로 나오지 않는 은둔청년들의 내적 회복에 집중돼 있다. 소규모 공동생활도 유도할 예정이다.
은둔청년을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으로 △정신과 전문의, 심리상담센터의 심리상담 △대인관계 훈련 등 정서지원 △회복모임 △예술창작 활동 △신체활동 △공동생활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공동생활은 환경의 변화가 필요한 은둔청년이 소규모 공동체를 이루어 함께 생활하며 규칙적이고 건강한 생활습관을 형성하고, 타인과 소통하고 갈등을 해결하는 프로그램이다.
서울시는 청년 마음건강 지원사업과 연계해 최대 7회까지 1:1 심층 상담을 제공하고, 은둔청년 부모를 대상으로 자녀와의 소통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도 제공할 계획이다.
김철희 서울시 미래청년기획단장은 “더 이상 가족 내 문제로만 볼 수 없어 공공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며 “사회와 거리두기 중인 청년들이 다시 사회로 나올 수 있도록 고립·은둔 청년의 특성을 반영한 맞춤 프로그램을 아낌없이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달 24일 서울 중구 서울도서관에서 청년들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