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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증시 더 떨어지진 않겠지"…1년 만에 회복한 ELS 발행량
3월 3.9조 발행…11개월 만 최대
입력 : 2022-04-15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박스권 글로벌 증시에 지친 투자자들의 시선이 주가연계증권(ELS)으로 향하고 있다. 낮아진 글로벌 증시 레벨에 가격 메리트는 상승하고 쿠폰 수익률은 높아졌기 때문이다.
 
14일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 3월 ELS 발행금액은 3조8597억원으로 집계됐다. 약 6개월 만에 3조원대를 회복했으며 작년 4월 이후 가장 많은 규모다.
 
ELS란 기초자산의 기준가가 약속한 가격 밑으로만 떨어지지 않으면 일정한 수익률을 제공하는 파생상품이다. 상품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3개월에서 6개월에 한번씩 기준가가 일정 수준 이상을 넘기면 조기상환이 되며, 조기상환일을 놓치더라도 만기일까지 60~80% 수준의 가격을 유지한다면 약속한 이자를 지급한다. 
 
가령 코스피200이 만기 상환 때 기준가 2800p 대비 70%인 1960p을 넘고, 투자 기간 동안 단 한번도 50%(1400p) 아래로 내려가지 않으면 약속한 이자를 주는 식이다. 최근처럼 글로벌 증시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는 상황에선 지수가 급락하지만 않는다면 ELS로 연 5~10%의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
 
증권사들도 최근 청약 자금이 몰리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KB증권의 경우 이달 초 발행한 2개 ELS에 50억원 한도를 훌쩍 넘는 63억원, 130억원이 몰렸다. 'KB 에이블 ELS 제2276호'와 'ELS 제2281호' 모두 코스피200, 유로스톡스50, S&P500, HSCEI 등 국가별 시장 대표지수들을 기초자산으로 하고 있으며 각각 조건을 충족할 시 6.42%, 8.58%의 수익률을 돌려준다.
 
KB증권 관계자는 "연초부터 ELS 상품의 수익률이 지속 상향되면서 상품의 발행 조건이 전반적으로 유리해졌다"며 "이에 일반투자자들의 ELS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으로 파악되며, 각 증권사 ELS 상품들도 청약자금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테슬라, AMD 등 개별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한 ELS들도 인기다. 이들은 개별 종목의 높은 변동성을 활용한 만큼 높은 쿠폰 수익률을 낸다는 특징이 있다. 최근 NH투자증권이 연 22.3%짜리 테슬라와 마이크론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를 냈으며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신한금융투자 등이 테슬라, AMD, 엔비디아 등으로 18~20%짜리 ELS를 출시했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작년 8월부터 장기 하락 추세로 진행되면서 9월에 급증한 주식형 해외 주식형 발행 비율은 지난 1분기 중에도 90%대를 유지하면서 해외주식에 대한 높은 선호도를 나타냈다"며 "개별 종목 가운데 AMD, 테슬라, 엔비디아가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으며 삼성전자는 1~3월에 걸쳐 4위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들은 개별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만큼 변동성은 크지만, 급락 가능성이 낮은 우량주고 낙인(konck-in·원금 손실이 발생하는 기준)만 되지 않는다면 나쁘지 않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개인투자자들의 ELS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증권사들도 ELS 라인업을 다양화하는 등 분주해졌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ELS 기초자산 다변화를 통해 상품의 다양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국내외 5개 대표 지수 외에도 국내주식 종목, 미국 주식 종목 등을 ELS 기초자산으로 사용함으로서 일반투자자들의 다양한 니즈에 부합하는 상품들이 출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랩어카운트 전용 ELS,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전용 ELS 등 고객 타깃별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ELS 조기상환 환경은 2분기에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 연구원은 "지난 1분기 ELS 기초자산이 되는 주요 지수들의 흐름이 부진했음에도 불구하고 3월을 제외하면 조기상환 금액은 6개월 전 ELS 발행금액의 40%를 상회하는 등 조기상환 실적이 나쁘지 않았다"며 "글로벌 주요 지수들이 현재 지수대에서 횡보하거나 제한적인 수준의 상승만 하더라도 2분기에는 6개월 전 발행 금액의 절반 이상의 조기 상환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ELS는 만기까지 기준가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거나 투자 기간 중 한번이라고 낙인 구간에 들어서면 원금 손실을 볼 수 있는 상품으로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우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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