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6.1 지방선거 구청장 대진표가 완성된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 취임과 새정부 출범의 바람을 맞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의 대응이 주목된다. 여기에 여당으로 옷을 막 갈아입은 국민의힘의 한강벨트 공략도 관전 포인트로 꼽히고 있다.
11일 각 정당과 선관위에 따르면 국민의힘 강남구청장 서명옥 후보를 마지막으로 모두 대진표가 완성된 25개 자치구청장 후보는 12~13일 후보 등록으로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한다.
이번 지방선거는 윤석열 대통령 취임 직후 이뤄지는 만큼 대선의 영향권이 강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 대선에서 서울지역은 중랑·성북·강북·도봉·노원·은평·서대문·강서·구로·금천·관악 등 11곳을 이재명 당시 후보가 앞섰고, 나머지 14곳을 윤석열 당시 후보가 가져갔다.
공교롭게도 민주당이 앞선 11곳 가운데 강서구를 제외한 10곳은 한강 인접지역, 소위 ‘한강벨트’에 속하지 않는다. 반대로 국민의힘이 가져간 14곳 중 종로·중·동대문을 제외한 11곳은 모두 한강벨트다. 서울에서도 한강벨트를 중심으로 재건축·재개발 열풍이 계속되는 가운데 국민의힘의 한강벨트 강세는 이번 지방선거에도 비슷하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현역 구청장을 갖고 있지 않는 국민의힘은 중랑·강북·노원·은평·관악을 제외한 20곳에 새 얼굴을 배치했다. 국민의힘은 전 국회의원, 전 고위공직자 등 전문성과 인지도를 갖춘 새로운 인물로 물갈이해 4년 전의 쓰라린 패배를 앙갚음할 기회로 보고 있다.
국민의힘은 현직 시장의 높은 인기를 바탕으로 한강벨트는 물론 이외 지역까지 탈환을 노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윤 대통령과 오 시장의 인기를 감안해도 민주당 강세지역을 고려하면 전체 25곳 중에 한강벨트를 중심으로 15곳 정도의 우위를 점하는 수준일 것이라 분석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대표는 “윤 대통령 취임 직후 치르는 선거전이라 영향이 크다”며 “전체적으로 서울 구청장 선거도 민주당한테 어려운 형국이지만, 민주당 강세지역이 있어 3분의 2를 넘기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민의힘 강맹훈 성동구청장 예비후보가 지난 9일 개소식을 열고 안철수 전 대통령직 인수위원장 등과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사진=강맹훈 후보)
이에 맞선 민주당은 현역 프리미엄을 최대한 살리는 전략이다.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 25곳 중 24곳을 차지한 민주당은 이번엔 그 중 14명이 연임에 도전한다. 지역 사정에 밝은 현직 구청장을 활용해 ‘현직 프리미엄’으로 수성에 임하고 있다.
14명의 현역 구청장이 속한 지역 가운데 지난 대선 이재명 당시 후보가 승리한 곳은 6곳에 불과하다. 중·성동·광진·마포·양천·영등포·강남·송파 등 8곳은 한강벨트에 속하거나 윤석열 당시 후보가 앞선 만큼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접전이 예상된다.
변수는 줄투표 현상과 낮은 투표율이다. 시장, 교육감, 구청장, 시의원, 구의원, 비례시의원, 비례구의원 등을 함께 뽑아야 하는 지방선거에서 전반적인 열세를 현역 구청장들이 어느 정도 극복 가능할지 관건이다. 70% 후반대의 높은 투표율을 기록한 대선보다 10~15% 이상 투표율이 낮게 나타나는 지방선거 투표율도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25개 구 중에 15개 정도는 국민의 힘에 가더라도 민주당 입장에서 10개 정도는 지키면 나름 선전했다 볼 수 있다”며 “혼란스러운 유권자는 노년층이 줄투표를 할 수 있지만, 현 구정에 만족도나 당이 아닌 인물로 선택하는게 현역 프리미엄”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수영 양천구청장 후보는 지난 10일 임주환 희망제작소장과 양천구 희망만들기 정책협약을 체결했다. (사진=김수영 후보)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