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서울 인구의 전입·전출을 살펴본 결과 20대에 교육·직장을 찾아 서울로 온 인구가 대부분이 결혼·이직 그리고 이를 원인으로 한 주거 문제 등으로 서울을 떠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연구원은 최근 5년 사이 수도권 내 서울 인구 전·출입 패턴과 요인을 분석한 결과를 12일 발표했다.
서울로 유입된 전입·전출인구를 살펴보면 20대만 유일하게 전입인구가 전출인구보다 많았다. 전입 사유는 직장과 교육이다. 서울 전입 시에는 이주 후 주거 편익보다는 평균 통근·통학시간이 72분에서 42분으로 감소하며 교통 편익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관악·중·용산·서대문·마포는 직장과 교육 사유의 순전입이 많은 패턴을 보였다. 특히 관악은 전국에서 청년층이 서울로 진입하는 관문이자 서울 내 자치구로 흘러 들어가는 관문 역할을 담당했다.
20대에 서울로 들어온 인구는 30대가 되면 결혼·이직 과정에서 더 큰 집을 찾아 서울을 떠난다. 전출 사유에 임대계약만료(19.1%), 이직(16.5%), 결혼(11.2%) 등이 주요 이유였다. 강남·서초·송파·성동은 주택 사유로 주변 자치구 및 경기도로 유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도봉과 노원에서도 타 지역으로의 유출 패턴이 강하게 나타났다.
전출 후 자가 비율이 46.2%로 높아지고, 아파트 거주 비율이 66.8%까지 증가하며, 62.4%가 주택규모가 증가하는 등 전반적인 주거편익이 증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출과 함께 가구 구성원 수가 증가한 경우도 18.5%로 조사돼 결혼 등 가족 구성원 확대로 주택면적 등 양질의 주거공간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주요 전출지로는 경기도 하남·화성·김포·시흥·남양주 등으로 이주 패턴을 보였으며, 대표적인 신규 주택 공급지역이다. 신규 주택 공급 외에도 취업률이 높고 인프라가 양호한 곳으로 순이동이 증가하는 경향도 확인됐다.
서울을 떠나 경기·인천으로 이주한 경우에도 46.5%는 주요 활동지역이 서울이라고 응답해 여전히 서울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인천 거주자 중 주 1회 이상 서울 방문이 50.4%, 거의 매일 방문도 26.8%에 달했다. 직장·학교가 가장 많고 친목모임, 문화활동, 쇼핑 순이다.
반면, 서울 거주자의 90.4%는 주요 활동지역이 서울이라고 응답했다. 여전히 여가문화, 편의시설, 경제활동, 교육에서 서울에 대한 의존도가 극심하지만, 주거환경, 주거비용, 자연환경에 대한 문제로 인해 경기·인천으로 떠나는 것을 알 수 있다.
박형수 서울연구원장은 “신규주택 공급 부족으로 서울을 떠난 사람들 중 많은 수가 서울 생활권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며 “서울 시가지 내에 부담 가능한 양질의 신규주택을 공급하고 금융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등 주거비용 관리 정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서울 강동구 고덕 그라시움 아파트에서 이삿짐 업체 직원들이 이삿짐을 옮기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