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서울 노인들의 상당수가 대중화된 디지털 기술인 QR코드나 키오스크 등을 사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디지털재단 지자체 최초로 19세 이상 서울시민 5000명을 대상으로 서울시민 디지털 역량 실태조사를 벌여 17일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결과, 55세 이상 고령층은 디지털 기기나 디지털 서비스 등 디지털 기술에 대한 이용 역량 수준이 시민 평균의 67.2%, 약 3분의 2 수준으로 크게 떨어졌다. 고령층은 디지털 기기 이용 역량 가운데 문서 및 자료 작성, 파일찾기·복사·이동, QR코드 이용 등에 어려움을 보였다.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디지털기기 이용 능력이 급격히 낮아졌으며, 75세 이상 연령대에서는 거의 모든 영역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
고령층은 디지털 서비스 이용 역량 중 뉴스·정보검색, 메신저, 교통정보·길찾기에는 비교적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상품서비스 구매, 배달음식 주문, 결제수단 이용, 예매·예약, 공공서비스 이용에서는 낮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키오스크 이용경험은 55세 미만 94.1%가 ‘이용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반면, 55세 이상 고령층의 이용경험은 45.8%로 나타났으며, 고령층에서도 △55~64세 68.9%, △65~74세 29.4%, △75세 이상 13.8%로 차이를 보인다.
고령층이 키오스크를 이용하지 않는 이유는 ‘사용방법을 모르거나 어려워서’(33.8%), ‘필요가 없어서’(29.4%), ‘뒷사람 눈치가 보여서’ (17.8%), ‘새로운 것을 배우는데 거부감’(12.3%) 순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선 시민들이 키오스크를 이용할 때 설명없이 필요한 메뉴를 선택하거나 용어나 아이콘을 이해해 실패하지 않고 목적까지 달성 가능한 지 키오스크 이용능력을 평가했다. 고령층은 59.2점으로 전체 시민 대비 75.7% 수준을 보였다.
고령층은 사용하기 어려운 키오스크 서비스로 패스트푸드점(53.3%), 카페(45.7%), 음식점(44.4%)을 꼽아 복잡한 메뉴 구성이나 결제 절차에 어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 기기 및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어려움이 발생했을 때, 고령층 5명 중 1명은 해결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요식 서울디지털재단 이사장은 “디지털 사회에서 시민 모두가 소외나 배제 없이 디지털 기술이 가져오는 기회와 혜택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며,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디지털 포용 사업을 더 촘촘히 기획하고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 양천구 목3동 주민센터에 설치된 키오스크 체험존에서 어르신들이 키오스크 활용 방법을 배우고 있다. (사진=양천구)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