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그동안 하이브리드차 중심이었던 일본차 브랜드들이 전기차까지 내세우면서 수입 전기차 시장이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여기에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수입 전기차가 잇따라 출시됨에 따라 국산 전기차와의 점유율 경쟁도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렉서스는 다음달 15일 국내에 렉서스 최초의 순수 전기차 'UX 300e'를 출시한다.
렉서스 전기차 'UX 300e'.(사진=렉서스)
컴팩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UX 300e는 54.35kWh의 리튬 이온 배터리가 탑재됐고 1회 충전시 최대주행거리는 233㎞다. 주행거리가 다소 아쉽지만 가격은 5490만원이다. 전기차 보조금 100% 지급 상한선인 5500만원 미만으로 책정돼 전액을 받을 수 있다.
일본 자동차 브랜드들은 앞으로 전기차 전환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렉서스는 2030년까지 전 카테고리에 전기차 모델을 도입하고 2035년까지는 전 세계에서 판매되는 렉서스 모델의 100% 전기차 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렉서스는 하이브리드차인 ES300h 인기를 UX 300e로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ES300h는 지난해 수입차 시장에서 판매량 2위를 기록할 정도로 국내 소비자들로부터 상품성을 인정받았다.
토요타도 지난달 전기차 브랜드 '토요타 비지(TOYOTA bZ)'의 첫 SUV 전기차 '비지포엑스(bZ4X)'를 공개했다. bZ4X는 210마력(사륜구동 214마력)의 힘을 발휘하고 파나소닉의 71.4kWh 배터리가 적용됐다. 주행거리는 미국 기준 252마일(약 405.5㎞)이다.
bZ4X의 국내 출시는 아직 미정이지만 이르면 내년 초 들어올 것으로 예상된다. 토요타는 bZ4X를 시작으로 2025년까지 15종, 2030년까지 30종의 전기차를 출시해 전 차종 모델을 보유할 예정이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토요타나 혼다 등 일본 자동차 업체들이 하이브리드차에 올인하면서 일본차 자체가 갈라파고스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다"며 "전기차 전환이 늦었지만 일본의 저력이 있기 때문에 쫓아오는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볼보 순수 전기차 C40 리차지.(사진=볼보)
렉서스의 가세로 수입 전기차 시장의 성장은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1~4월 수입 전기차 판매량은 4151대(테슬라 제외)로 전년 동기(1332대) 대비 211.6% 급증했다. 이 추세라면 지난해 연간 판매량인 6340대를 상반기 안으로 돌파할 전망이다.
이는 보조금을 받는 수입 전기차가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수입 전기차 판매량 6340대 중 7000만원 이상이 57.0%(3616대)로 고가 위주였다. 반면 올해 4월까지는 39.8%(1655대)로 떨어졌다.
볼보는 지난 2월 C40 리차지와 XC40 리차지를 각각 6391만원, 6296만원으로 출시했다. 특히 C40 리차지의 경우 미국보다 890만원, 독일보다 2200만원 낮게 책정했다. 저렴한 가격 덕분에 두 모델 모두 사전 예약 물량 1500대, 500대가 모두 팔렸다. 폴스타의 폴스타2는 5490만원에 출시돼 4월 수입 전기차 판매량 1위(460대)를 기록했다.
앞으로도 보조금을 받는 수입 전기차가 잇따라 출시된다. 한국지엠은 2분기 쉐보레 전기차 볼트 EV와 볼트 EUV를 출시한다. 각각 4130만원, 4490만원이다. 이들 모델은 1회 충전만으로 400㎞ 이상 주행할 수 있다.
BMW는 지난 3월 미니 일렉트릭(4560만원)을 출시한 데 이어 준중형 전기 세단인 i4를 선보인다. i4의 경우 6650만~8660만원으로, 최대 580만원대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아우디도 올해 하반기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Q4 e-트론을 내놓는다. Q4 e-트론 미국 기준 4만3900달러(약 5200만원)로 국내에서도 비슷한 가격으로 책정될 예정이다. 폭스바겐 역시 하반기 전기 SUV ID.4를 선보인다. 현재 ID.4 판매 가격은 미국에서 약 4만달러(약 4700만원)부터 시작한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