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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바뀐 손실보전금 기준…처음 받거나 처음 못 받거나
기준 변경으로 도매업자 지원금 물꼬
입력 : 2022-06-02 오후 4:34:33
[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손실보전금 지급 기준이 바뀌면서 지급 대상자에 변화가 생겼다. 한 번도 지원금을 받지 못했던 소상공인·자영업자가 처음으로 지원금을 받는가 하면 여태 모든 지원금을 받아왔던 소상공인·자영업자가 처음으로 신속지급 대상자에서 빠지는 경우도 있다.
 
 
 
이영 중기부 장관 페이스북 댓글. (사진=페이스북 캡처)
 
기준 변경으로 처음 지원금 받는 도매업자…홍보부족 문제도
 
도매업을 하는 A씨는 이번에 처음으로 자영업자 관련 지원금을 받았다. 늘 지원금 대상에서 제외였기 때문에 이번에는 신청조차 하지 않으려했던 A씨는 신속지급 대상자라는 문자를 받고 당일 신청을 했고 바로 지원금 600만원을 수령했다.
 
A씨는 "소매가 장사가 안 되니 도매도 어려웠는데 원가가 올라가서 매출은 늘어날 수밖에 없는 바람에 간발의 차이로 2차 방역지원금조차 받지 못했다"며 "이번에는 기대도 없었는데 손실보전금을 신청하라는 문자가 와서 신청을 했고 처음으로 지원금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매출 기준 때문에 도매업들은 지원금을 기대하기가 어려운 구조였는데 아무래도 손실보전금 지원 기준이 바뀌면서 드디어 숨통이 좀 트이게 됐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2월 지급을 시작한 2차 방역지원금의 경우 대상을 연매출 30억원 이하인 자영업자로 확대했지만 A씨는 연매출이 2019년 대비 2020년, 2021년 모두 증가해 받을 수 없었다. 이번에는 매출액이 감소한 소상공인·소기업 또는 연매출 10억원 초과 50억원 이하 중기업도 대상이어서 A씨처럼 처음 지원금을 받는 경우도 생길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간이·면세사업자의 경우 반기별 신고매출액이 없기 때문에 월별 과세인프라 평균을 활용하고 비교하면서 새롭게 지원 대상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동안 가격이 오른 재료나 상품을 다룬 도매업자들이 매출 증가로 잡혀 지원금을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놓이는 경우들이 있었다. 여전히 매출 중심의 기준이기 때문에 해당 문제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지만 활용방법이 다양해 지면서 일부 수급자가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박진혁 대림상가상인회 회장은 "도매는 여태 계속 지원금에서 제외됐기 때문에 여전히 못 받는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이 없다. 손실보전금을 신청하라고 해도 소매업이나 주는 것 아니냐며 물어오는 이들이 많다"며 "처음으로 받았다는 분을 주변에서 1명 봤는데 여전히 홍보가 많이 덜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기존 대상자, 신속지급서 빠지자 반발…성명 내기도
 
반대로 이번 기준 변화에 따라 처음으로 지원금을 신속지급 받지 못하게 되는 사례도 늘어났다. 1차, 2차 방역지원금을 모두 받았으나 매출 증가 등의 이유로 확인지급 대상이 되거나 지급 제외된 이들이 불만을 호소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공약을 어겼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온라인 소상공인·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지난 1일 '손실보전금 사각지대에 놓인 소상공인연합 성명문'이라는 글이 게재됐다. 해당 글 작성자는 "지방선거를 코앞에 두고 졸속으로 만들어낸 손실보전금의 지급 기준은 당초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과 국민의힘에서 약속한 기준과 명백하게 다르다"며 "손실보전금 지급 기준에 1·2차 방역지원금 지급 기준을 추가해 지급 대상을 확대해 달라"고 요구했다.
 
또 "손실보전금 폐업기준일을 철회하라"며 "코로나19 발생 기간에 영업하며 방역지침을 이행한 폐업 사업체에도 손실보전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실보전금 부지급 사례 게시판. (사진=소상공인 자영업자 성공 공식카페 캡처)
 
신속지급 대상에서 제외된 이들 대다수는 확인지급 대상으로 분류돼 빠르게 지원금을 받지 못하는 데 큰 불안을 느끼고 있었다. 특히 손실보전금의 규모가 최소 600만원에 달하기 때문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이들은 한 자영업자 카페에서 '22년 손실보전금 부지급 게시판'을 따로 만들어 사례를 모으고 있는데 2일 기준 2000개에 가까운 글이 게시됐다.
 
이에 대해 중소벤처기업부는 2021년 소득신고가 완료됐기 때문에 정확한 매출을 토대로 손실보전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폐업일 기준에 관해서는 손실보전금 지원대상을 신속하고 공정하게 선별하기 위해 구체적인 지급기준을 설정하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중기부는 "폐업일 기준을 정하지 않으면 자의적인 범위 해석으로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며 "범위를 지나치게 넓히면 코로나19 초기 방역조치와 무관한 폐업자를 지원할 수 있고, 이후 개업·폐업 반복 시 중복수혜 시비 우려가 있으며 지나치게 좁히면 신청일 기준 영업 중인 업체만 지원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영 중기부 장관은 지난 1일 페이스북 댓글을 통해 "형평성에 대한 문제를 제기해 주시는 분들도 계셔서 마음이 무겁다"며 "지적하신 사각지대에 대해서도 내부 검토를 해 보겠다"고 밝혔다.
 
한편, 손실보전금 지급 나흘째인 2일, 12시 기준 309만개사에 대해 총 18조9100억원이 지급됐다. 신청사 318만개사 가운데 97.2%에게 지급 완료된 셈이다. 손실보전금 지급을 담당하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휴일을 반납하고 비상근무체제를 운영하고 있다. 기존 일 5회 이체 방식에서 일 6회 이체 방식으로 개선해 지급 속도를 높였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
 
변소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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