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화물연대가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유통업계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위축됐던 유통업계가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으로 활기를 띠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 화물연대 총파업은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7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가 전면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하자 유통업계가 피해 확산 가능성에 대비하며 예의주시하고 있다.
우선 편의점은 주류업계의 물류 차질로 연쇄 타격을 입었다.
하이트진로(000080)가 화물연대 소속 화물차주들의 파업으로 제품 출고에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CU, 미니스톱, 세븐일레븐은 하이트진로의 일부 주류 제품에 대해 발주를 제한하거나 중단했다.
대형마트는 아직 화물연대 총파업의 영향권 밖에 있지만 안심할 수 없다.
이마트(139480) 관계자는 "이마트는 아직 보유 재고가 있어서 당장 물량에 문제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수급 상황 지속 확인하고 있이다"고 설명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도 "현재 물류 운송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화물연대 파업에 따른 물류 차질이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롯데마트도 재고를 늘리며 파업 장기화에 대비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화물연대 파업 관련해 현재 직접적인 영향은 없는 상태"라며 "현재로선 하이트진로의 소주 상품만 배송이슈가 있는 상황인데, 롯데마트는 해당 상품의 전체적인 발주량을 기존보다 상향했고 파업 심화나 장기화에 대비해 점포 재고 보유량을 늘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택배업계의 상황도 비슷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화물연대 노조의 파업도 문제지만, 일부 노조가 생산 공장의 정문을 가로막고 출하를 저지하고 있어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총파업을 하루 앞둔 6일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 출입구에서 컨테이너 운반 차량들이 잇달아 운행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이처럼 당장은 유통업계 전반이 수급 부족에 시달릴 정도는 아니지만 화물연대 파업이 지속될수록 운송 차질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코로나19 여파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글로벌 먹거리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물류대란이 심화하면 소비자 부담은 한층 커질 전망이다.
실제로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가공식품 지수는 109.19로 1년 전보다 7.6% 올랐다. 이 상승률은 지난 2012년 1월 이후 10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것이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 역시 5.4% 상승하며 14년 만에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 우체국본부가 우정사업본부와의 임금교섭 결렬을 이유로 이달 14일 경고 총파업에 돌입한다. 3개월간의 총파업을 끝내고 현장에 복귀한 CJ대한통운 택배노조는 일선 대리점들이 조합원에 대해 계약 해지를 강행하고 표준계약서 작성을 거부하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물량이 적은 월요일에 부분파업을 진행하고 있다.
거리두기 해제와 리오프닝으로 유통업계가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에서 또다시 대외 불확실성이 찬물을 끼얹는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화물연대 총파업은 한 업종에 국한되지 않고 모든 업종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생산자 입장에서 비용부담이 높아지면 물가상승을 일으켜 경제에 악순환을 야기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마트 전경.(사진=이마트)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