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최근 증시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기업공개(IPO)를 통해 기술 고도화를 통해 글로벌 면-레이저 토탈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나겠다.”
최재준 레이저쎌 대표는 9일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기술 고도화를 통해 고객 수요에 대응하는 것이 회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며 IPO 추진 계기를 이 같이 밝혔다.
최재준 레이저쎌 대표이사. (사진=뉴스토마토)
레이저쎌의 공모금액은 공모가 밴드 상단 기준 약 224억원 규모다. 100% 신주 모집으로 유입되는 자금은 연구소 및 양산 라인 구축 등의 시설 투자, 면광원-에어리어 레이저 솔루션의 고도화 및 소프트웨어 개발 등의 연구개발에 투입한다. 이를 통해 글로벌 고객의 요구에 맞는 기술력을 더욱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2015년 설립된 레이저쎌은 ‘면광원-에어리어’ 레이저 기술을 바탕으로 칩과 반도체 기판(PCB)을 패키징하는 ‘면-레이저 리플로우 장비’(LSR)를 개발해 제조하는 세계 유일의 기업이다.
현재 반도체 패키징에는 공기를 가열해 칩과 기판을 접합하는 매스 리플로우(Mass Reflow) 방식과 칩을 가열하고 누르며 칩과 기판을 접합하는 TCB(열압착접합) 방식이 활용되고 있다. 레이저쎌의 면-레이저 장비는 매스 리플로우 방식과 TCB 방식의 단점을 보완한 장비다.
매스 리플로우 방식의 경우 공기를 가열해 칩과 기판에 모두 열이 가해지면서 60μm 이하로 미세화 시 휘어짐(Warpage) 현상이 발생한다. 이를 보완한 것이 TCB 방식인데, 이는 한 개의 칩당 작업시간이 15초 이상 소요돼 효율성과 경제성이 떨어진다.
레이저쎌의 면 패키징은 칩 위로 면 형태의 레이저를 조사해 가열한다. 한 개의 칩당 소요 시간이 1초~4초로 TCB 방식보다 효율성이 3~15배 높은 것이 특징이다. 특히 장비 가격이 TCB 장비 대비 절반 수준으로, 경제성이 우수하다.
세계 유일의 기술을 보유한 만큼 레이저쎌의 이번 상장은 기술특례상장 요건이 적용됐다. 지난해 11월 면광원 레이저를 활용한 리플로우 장비 개발 기술에 대해 평가를 의뢰했으며, 이크레더블과 나이스디앤비로부터 각각 A 등급을 취득했다.
레이저쎌은 이번 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의 절반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입할 예정이다. 면 레이저 장비를 레이저쎌이 최초로 개발 및 양산에 성공한 만큼, 지속적이 기술개발을 통해 고객사 확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세부적으로 면광원-에어리어 레이저 솔루션 고도화 및 소프트웨어 개발에 1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며, 시설자금 및 운영자금으로 각각 80억원 7억5000만원을 활용한다.
레이저쎌은 이번 IPO에서 공모가격 밴드를 기존보다 크게 낮췄다. 앞서 레이저쎌은 지난 2월 예비심사 청구 당시 잠정 공모가 밴드를 1만8500∼2만7000원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 IPO에서 결정한 공모가는 상단 기준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레이저쎌 관계자는 “최근 IPO 시장이 위축된 만큼, 공모가격도 처음 계획보다는 낮아졌다”며 “거래소에서도 공모가 산정에서 굉장히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레이저쎌의 지분 중 벤처캐피탈(VC) 등 투자조합의 비중이 높은 점은 리스크 요인이다. 향후 투자조합의 '엑시트'에 따른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이슈가 나타날 수 있다. 공모 이후 레이저쎌 기존주주들의 지분율은 55.81%에 달한다. 이중 최재준 레이저쎌 대표 등 특수 관계인의 지분율은 18.87%다.
기존주주들의 보호예수 기간도 대부분 1개월로 짧은 편이다. 레이저쎌의 상장 후 1개월째에 보호예수가 해제되는 주식 수는 총 270만4867주로 발행주식총수(842만5772주)의 36.37%에 달한다.
오버행 이슈와 관련해 레이저쎌 관계자는 “레이저쎌의 경우 시리즈A, B, C를 비롯해 프리IPO를 통해 수차례 투자유치를 받으면서 기존주주들의 지분율이 높아졌다”면서도 “이번 IPO 공모가격이 앞서 진행된 프리IPO 단가보다도 낮은데다, 기존주주들 역시 50% 수준의 자발적 보호예수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