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화물연대 총파업으로
현대차(005380) '넥쏘' 운전자들의 발이 묶이고 있다. 수소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수소충전소가 운영 중단에 들어가면서다.
13일 산업통상자원부가 운영하는 수소유통정보시스템 '하잉'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기준 전국 수소충전소 110곳 중 운영이 중단된 곳은 32곳이다. 지난 10일 21곳에서 11곳이 늘어났다.
13일 양재수소충전소 모습.(사진=뉴시스)
지난 7일부터 시작된 화물연대 파업으로 여수, 울산, 대산 등 산업단지로부터의 수소 공급 중단됐기 때문이다. 파업이 길어질수록 운영을 못하는 수소충전소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 대부분 수소충전소는 수소튜브트레일러를 통해 산업단지로부터 수소를 공급받는다. 현재 운영중인 수소튜브트레일러는 1회 운송량이 340kg에 불과하다. 넥쏘의 수소저장 용량이 6.33㎏임을 감안하면 50~60대를 충전할 수 있는 양이다. 1회 충전 주행거리가 609㎞로 전기차와 비교해 길지만 파업이 길어질 경우 운행에 부담이 따를 수밖에 없다.
화물연대 파업 이전에도 넥쏘 운전자들은 수소충전소가 많지 않고 예약제로 운영되는 곳도 있어 대기차량을 확인하고 방문해 불편했다. 여기에 화물연대 파업으로 수소 충전이 더욱 어려워졌다. 수소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당분간 운전 못하겠다", "완충이 소원이다" 등의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현대차 '넥쏘'.(사진=현대차)
올해 1~5월 넥쏘 판매량은 3978대로 전년 동기 대비 8.5% 늘었다. 같은 기간 전기차 아이오닉5 판매량 1만3596대와 비교하면 1만대 가까이 차이가 난다. 올해 수소차 보조금 예산을 진행하는 지방자치단체 118곳 중 마감된 곳도 30여 곳에 그친다. 하루 만에 보조금이 모두 소진되는 지자체가 있을 정도로 인기가 많은 전기차와는 딴판이다.
수소차 보급이 느린 데는 충전 인프라가 원인으로 꼽힌다. 대부분 수소충전소가 튜브트레일러에 의존하다보니 비축해둔 수소가 소진되거나 운송이 막히면 운영이 불가능하다.
정부가 2020년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수소탱크업체 엔케이(NK)에 대용량 튜브트레일러에 대한 실증특례를 부여, 최대 634kg까지 가능해졌지만 보급이 더디고 이번 화물연대 파업처럼 운송 리스크는 그대로다.
업계에선 수소추출기를 활용한 수소충전소가 확대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충전소 내에 수소추출기를 설치해 직접 수소를 생산하기 때문에 튜브트레일러가 수시로 공급하지 않아도 된다. 또 수소생산기지에서 생산된 수소를 스마트 배관으로 직접 공급받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충전소도 있는데 전국 3곳(울산투게더, 하이넷SPG 여수, 안산 e로움)에 불과하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미국, 유럽이 수소차를 못 만드는 게 아니라 안 만드는데 이는 아직 비즈니스 모델로는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국내에서도 수소의 발생·이동·저장에 대한 해결과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