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효선 기자] 한국산 가상화폐 ‘루나·테라 폭락 사태’를 수사 중인 검찰이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의 탈세 의혹 수사를 본격화했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합수단)은 최근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에서 권 대표에 대한 특별세무조사 자료 등을 확보했다.
서울지방국세청은 지난해 6월 세금 탈루 혐의를 받는 권 대표에 대한 특별세무조사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권 대표가 코인 거래로 얻은 차익을 싱가포르 법인에서 조세피난처인 버진아일랜드로 빼돌린 사실을 확인해 소득세, 법인세 등의 명목으로 500억원 가량을 추징했다.
합수단은 국세청에서 압수한 자료를 분석해 권 대표의 탈세 여부를 확인하고 테라폼랩스에서 빠져 나간 자금 흐름 등을 추적할 계획이다. 합수단은 블록체인에 기록된 가상화폐 거래 내역을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검찰청은 합수단을 지원하기 위해 최근 가상화폐 전문성을 갖춘 수사관 1명을 파견했다. 현재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도 권 대표와 테라폼랩스를 상대로 소비자보호법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다.
테라폼랩스는 2019년 블록체인을 가동하면서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에 연동되는 테라 SDR(SDT) 10억개를 (1조5000억원 규모)를 사전발행(프리마이닝)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루나·테라 폭락 사태’가 외부 공격에 의한 것이 아닌 테라폼랩스 ‘내부 소행’이라는 의혹도 제기된다. ‘루나·테라’ 폭락을 일으킨 이른바 ‘공격자’로 지목된 지갑이 권 대표의 테라폼랩스가 관리하는 지갑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검찰은 이 사태의 주범을 추적하기 위해 관련 정황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재욱 변호사(법무법인 주원)는 “(검찰이 세계 최대 거래소인) 바이낸스 협조를 받아 권 대표와 테라폼랩스가 보유한 지갑을 추적할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로선) 자금 흐름 파악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울남부지검 '금융범죄중점검찰청' 현판. (사진=뉴스토마토)
박효선 기자 twinseve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