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대규모 유상증자를 준비하고 있는
아이윈플러스(123010)가 자금운용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증시 급락의 영향으로 유상증자 발행가격이 예상보다 낮아진 영향이다. 확보 가능한 자금이 줄어들면서 추가적인 자금조달이 예상되지만, 그간 늘어난 유통주식 수 증가로 추가적인 자금조달도 여의찮은 상황이다. 더불어 아이윈플러스의 유증 발행가 하락으로 그간 발행된 전환사채(CB)의 주식전환 수량이 늘어날 예정이라 추가적인 주식가치 희석화가 우려되고 있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아이윈플러스는 내달 진행할 예정인 유상증자의 1차 발행가액을 596원으로 확정했다. 당초 계획했던 유증 예정발행가격인 713원 대비 16.41% 하락한 가격이다. 최근 주가가 급격히 하락하면서 유증 가격 또한 낮아진 셈이다. 발행가격 하락에 따라 확보 가능한 자금 역시 421억원에서 356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아이윈플러스는 이미지센서 패키징 분야의 특허 기술을 가진 광감지기용 칩스케일패키지(CSP·Chip Scale Package) 전문회사다. 카메라 모듈에 적용되는 이미지센서, 자동차 공조용품 등을 주력 제품으로 하고 있다. 이번 유증과 시설투자를 통해 이미지 패키징 제품 생산량을 기존 1200만개에서 2700만개까지 늘릴 계획이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문제는 오는 7월로 예정된 확정발행가액 산정이다. 아이윈플러스는 이번 유증 발행가 산정에 할인율 25%를 제공했다. 확정발행가는 1~2차 발행가액 중 낮은 가격으로 결정된다. 발행가액이 1~2차 발행가액보다 높아지기 위해선 확정발행가액 산정 직전 3~5거래일 평균주가에 40% 할인율을 적용한 가격보다 가격이 낮아야 한다. 현재 700원대인 아이윈플러스의 주가가 1190원(40% 할인 시 713원) 이상으로 올라야만 당초 계획했던 발행가격을 맞출 수 있단 뜻이다.
이번 유증으로 조달하는 자금을 차입금 상환과 시설투자금, 원재료 매입 등 운영자금으로 활용할 예정이었다. 421억원 중 65억원을 차입금 상환에 우선 사용하며, 301억원을 시설투자금으로 55억원은 운영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자금조달 규모가 줄어들면서 시설투자금을 287억원으로 줄였으며, 운영자금은 계획에서 삭제했다. 만약 확정 발행가을 앞두고 아이윈플러스의 주가가 추가로 하락할 경우 유증 규모는 더욱 축소될 수 있어 투자자 주의가 필요하다.
추가적인 자금조달 역시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아이윈플러스가 그간 자금조달을 증권발행 등 자본시장에 의지했기 때문이다. 아이윈플러스는 2016년 상장 이후 수차례 유증과 CB 발행, 액면분할로 유통주식 수를 늘려왔지만, 단 한번의 자사주 매입이나 소각은 없었다.
지난 2020년부터 3년간 발행된 주식 수만 1914만3863주로 2020년 초 발행주식총수의 276.22%에 달하며, 이번 대규모 유증으로 유통발행 주식 수는 또다시 늘어날 예정이다. 유증을 통해 발행되는 신주 5900만주(발행주식총수의 98%)에 더해 유증으로 리픽싱 될 미상환 CB의 주식 전환 수량을 더할 경우 올해 추가로 발행될 수 있는 신주물량은 총발행주식수의 109.69%에 달한다.
앞서 아이윈플러스는 지난 2020년 7월 100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했는데, 당시 전환가격을 792원으로 결정했다. 이에 따른 주식 전환가능 주식 수는 1262만6262주로 발행주식총수의 30.45%였지만, 이번 유증으로 해당 CB의 주식전환 가격도 하향될 예정이다. 아이윈플러스는 CB발행 당시 ‘리픽싱’(전환가액 조정) 특약사항을 추가했는데, 아이윈플러스 CB의 주식전환 전에 전환가액을 하회하는 가격으로 유증 등을 진행할 경우 전환가액을 유증 발행가로 낮추도록 결정한 바 있다. 즉, 앞서 발행한 CB의 전환가격 역시 792원에서 596원으로 낮아진다고 보면 된다. 현재 해당 CB의 미상환 금액은 39억원이다. 리픽싱을 고려할 경우 해당 CB의 전환가능 주식 수는 기존 495만9595주에서 659만604주로 늘어나게 된다.
아이윈플러스 관계자는 “유증 발행가격이 낮아지면서 자금조달 계획에 차질이 생긴 것은 맞다"면서도 "아직까지 추가적인 자금 조달 계획이 있지는 않으며, 자사주 매입이나 소각 계획도 아직 없다”고 밝혔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