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홈쇼핑은 MZ세대들이 직접 기획한 친환경 브랜드 '아더라피'의 '바디 패키지'를 론칭하며 자체 기획 상품을 확대한다.(사진=롯데홈쇼핑)
[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MZ세대(밀레니엄세대+Z세대)가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르면서 유통가는 이들을 공략하기 위해 MZ세대 직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MZ세대 직원들은 소비자 반응에 힘입어 자체 브랜드를 잇달아 론칭하는가 하면, 기존에 갇혀있었던 틀을 깨고 새로운 시도에도 거침없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MZ세대가 트렌드를 주도하는 핵심 소비층으로 떠올랐다. 실제로 코로나19를 겪으면서 보복소비 열풍이 불기도 했지만 동시에 친환경 등 가치소비 트렌드도 확산하는 모양새다.
롯데홈쇼핑의 경우 MZ세대 직원들로 구성된 'MZ 자체브랜드(PB) 개발팀'이 지난 1월 고단백 영양간식 '우주프로틴'을 론칭하며 이목을 끌었다. 이 제품은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인 와디즈에 최초로 한정 판매해 목표의 40배 이상을 달성했다.
목표치에 보다 수월하게 도달한 가운데 롯데홈쇼핑 MZ PB개발팀은 친환경 브랜드 '아더라피'를 앞세워 좋은 분위기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아더라피의 첫번째 상품은 샴푸바, 바디바, 고체치약, 대나무 칫솔 구성의 친환경 바디 패키지다.
롯데홈쇼핑은 기초 원료를 식물성 원료만 사용하고, MZ세대들이 선호하는 니치향 등을 반영했다. 시중에 판매되는 친환경 브랜드들과 비교해 사용감이 우수하고 합리적인 가격대와 구성이 특징이다. 제품 패키징도 생분해 할 수 있는 비목재 포장재를 활용했다.
지난 10일 '카카오메이커스'에서 한정판매한 아더라피 패키지는 내달부터 롯데홈쇼핑 모바일TV '엘라이브'에서 판매될 예정이다. 인플루언서와 손잡고 MZ세대 유입이 많은 모바일 플랫폼을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친환경 비건카페, 골프장 등 환경단체와 연계한 마케팅 및 입점 판매도 앞두고 있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앞서 선보인 우주프로틴에 이어 아더라피도 초반 반응이 좋다"며 "MZ PB개발팀은 올해 안에 4개 브랜드를 추가로 내놓고 MZ세대 공략을 강화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롯데마트는 16일부터 매장 방송을 라디오 방송 형식으로 개편해 송출하고 있다.DJ 성우 김보민(사진=롯데마트)
MZ세대 직원들은 흥미로운 경험을 즐기는 MZ세대 성향에 맞춰 재미 위주의 마케팅을 펼치기도 한다. 롯데마트의 2030세대 마케팅 직원들은 기존의 딱딱하고 재미없는 매장 방송을 걷어내고 라디오 방송 형식으로 개편했다. 상품 구매 과정에서 재미 요소까지 중시하는 펀슈머를 공략하려는 전략이다.
라디오 방송 DJ는 부부의 세계, 스카이 캐슬, 서울 사투리 등 여러 성대모사 콘텐츠를 통해 대중들에게 잘 알려진 '성우 김보민'이 맡으며 기대감을 더했다. 방송은 지난 16일부터 전국 롯데마트 매장에서 송출중이며, 향후 고객들의 제품 후기, 이벤트 등으로 고객들의 관여도를 높여 쌍방향 소통 채널로 발전시켜 나갈 방침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MZ세대 직원들의 기획으로 라디오 형식의 매장방송을 진행하게 됐다"며 "광고나 행사 상품 안내를 라디오 프로그램처럼 구성했고 DJ는 성우 김보민이 맡았다"고 강조했다.
홈플러스의 잡화·이너웨어 등 패션 카테고리에 MZ세대가 가장 적극적으로 지갑을 연 것으로 나타났다.(사진=홈플러스)
2030세대 바이어들을 패션 카테고리에 전면 배치한 홈플러스도 매출 인상 효과를 보고 있다. 지난 1월1일부터 5월21일까지 홈플러스 온라인에서 2030에 의해 판매된 의류 신장률은 296%로, 전체 연령 기준 평균 신장률인 208%보다 높았다. 같은 기간 이너웨어와 잡화 판매량도 각 174%, 89% 증가하며 MZ세대 활약이 돋보였다.
이외에도 홈플러스는 MZ세대 직원들이 주도하는 '플러스 체인저'와 '컬처 앰배서더' 등 사내 조직을 출범하며 조직문화 혁신에도 집중하고 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홈플러스는 지난해 3년 만에 공개채용을 실시하면서 MZ세대 직원 비중이 높아졌다"며 "홈플러스에 MZ세대 바이어가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패션 외에 농산, 축산 카테고리에서도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슈퍼도 젊은 소비층의 트렌드에 부합하기 위해 부지런하다. 롯데슈퍼 아이템전략팀은 MZ세대 트렌드에 맞춘 상품기획을 담당하고 있다. 기존 업무는 롯데슈퍼 상품 전반의 전략과 운영이었으나, 지난해 11월부터 젊은 소비층의 트렌드에 부합하기 위해 팀 안에 'MZ 플래닝' 파트를 구성해 운영중이다. Z세대 신입사원들이 트렌드를 분석하면 MZ세대 대리들이 이를 상품 및 서비스 개발에 접목하고 M세대 팀장이 실무를 관리한다.
아이템전략팀은 유행에 민감한 동시에 개인화를 추구하는 MZ세대의 특성을 반영해 롯데슈퍼 상품MD들과 협업하며 빠르고 다양하게 단독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헬시플레져' 트렌드에 기반한 '분짜곤약면샐러드'와 깔끔하고 상쾌한 전통주에 대한 니즈를 반영한 스파클링 막걸리 '오늘, 막걸리 한잔 하세요(오.막.하.세)'를 출시한 데 이어 '소용량 곱창 구이', '샤인머스캣 모히또' 등을 비롯한 40여개의 상품을 선보였다.
롯데슈퍼 아이템전략팀의 궁극적 목표는 MZ세대를 가장 잘 아는 팀이 되는 것. 유행을 반영한 상품을 넘어, 트렌드를 먼저 제시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만들어내겠다는 각오다. 이에 맞춰 다가오는 여름을 맞아 다양한 아이디어를 후보에 놓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