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알뜰폰 사업자 단체가 금융권의 알뜰폰 사업 진출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는 24일 입장문을 내고 "규제 완화라는 이름으로 거대 자본력을 보유한 금융기관까지 알뜰폰 시장에 진입하는 것은 중소 사업자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행위"라고 발표했다.
지난 2019년 출범한 KB국민은행의 알뜰폰 브랜드 KB리브엠은 파격적인 요금제를 내놓으며 고객 몰이에 나서고 있다. 가령 도매대가 3만3000원인 음성·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리브엠의 경우 24개월 간 최저 2만2000원에 제공하고 있다.
협회는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 공정한 경쟁을 조성하기 위한 제도가 없는 상황에서 거대한 자본력을 보유한 금융기관이 규제 완화라는 이름으로 알뜰폰 시장에 진입했다"며 "대기업이 거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도매대가 이하의 파격적인 요금제를 출시하고 과도한 경품과 사은품을 지급하면 중소기업은 대항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결국 많은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이 시장에서 퇴출될 수밖에 없다는 점도 우려했다. 협회는 "금융위원회에서는 규제완화라는 이름으로 모든 은행들이 알뜰폰사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자고 한다"며 "중소 알뜰폰사업자들은 사업을 계속 운영하기 어려운 위기에 직면하게 되고 많은 사업자들이 시장에서 퇴출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알뜰폰 스퀘어. (사진=뉴스토마토)
협회는 알뜰폰 사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제도 보완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전기통신사업법의 개정과 보완을 요구했다.
협회에 따르면 전기통신사업법 제38조에서 도매대가 산정방식을 도매제공사업자의 소매요금에서 마케팅비용·광고비용 등의 회피가능비용을 제외하고 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도매대가는 지나치게 높아지고, 교환설비·전송설비 등 중요한 설비에 대한 투자비 회수조차 어려워 다양한 요금제 구성이 어렵다는 설명이다.
또 전기통신사업법 제38조 부칙 제2조에 도매제공의무를 가지는 이동통신사업자(도매제공의무사업자)의 도매제공의무가 법에서 정한 기간이 지나면 없어지도록 하는 일몰 규정을 두고 있어 장기적인 투자를 어렵게 한다고 언급했다.
협회는 "이런 상황을 방치할 경우 중소 사업자들이 위기에 직면하고 시장에서 퇴출하게 될 것"이라며 "우리 협회는 전기통신사업법 38조의 개정 및 보완과 함께 부칙2조를 폐지해 주실 것을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