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에 부담을 느낀 자영업자들이 아르바이트생 근무 시간 쪼개기나 키오스크·무인매장 도입 등으로 관심을 돌리고 있다. 여러 악재 속에서 인건비까지 오르면서 최대한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30일 서울 마포구 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 설치된 올해 최저임금 안내문 모습. (사진=연합뉴스)
내년도 최저임금은 올해 9120원보다 460원, 5% 오른 시간당 9620원으로 결정됐다. 고물가, 고금리에 시달리는 소규모 자영업자들로선 부담이 커졌다. 이에 아르바이트생 인건비 구조를 일부 조정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1인당 일주일 근무시간을 쪼개어 고용함으로써 주휴수당이라도 아껴보려는 시도다. 주휴수당은 일주일 근로시간이 15시간 이상이면 1일분의 임금을 추가로 지급하는 것을 말한다.
지난달 카페를 창업한 A씨는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하면서 일주일 근무 시간을 15시간 미만으로 정했다. 아르바이트생 수가 늘더라도 한 사람당 근무 시간이 적다면 주휴수당을 지급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코인노래방을 운영하는 이재인 전국지역골목상권활성화협의회 이사 역시 최저임금 인상 소식에 아르바이트생의 근무시간을 조정했다고 토로했다. 이 이사는 "주휴수당 지급이 부담이 돼 1개 매장을 운영할 때 8~9명씩 알바 시간을 쪼개서 고용하고 있다"며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부담으로 알바 근무시간을 살짝 더 줄이면서 사장이 좀 더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인사이트와 자영업자들에 따르면 아르바이트생 근무 시간을 쪼개는 방식은 점차 보편화되고 있다. 여러 아르바이트생을 관리하고 교육하는 것에 대한 부담은 있지만 당장의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는 분위기다. 제품을 자체 제작해 판매하는 사업장들의 경우 최저임금 결정 시기에 맞춰 상품 가격을 미리 올려야 한다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카페의 경우 키오스크 도입을 고민하는 자영업자들이 늘어났다. 고장수 전국카페사장협동조합 이사장은 "직원을 3명 정도 고용했던 자영업자들은 직원을 2명으로 줄이고 키오스크를 도입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는 분위기"라며 "전자동커피머신을 사용하는 이들이 늘었고, 사람 없이 운영할 수 있는 로봇바리스타 도입을 고려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특히 고 이사장은 앞으로 무인매장 붐이 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커피숍 무인매장의 경우 자판기업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일회용 컵 보증금제 대상에도 포함이 안 된다는 설명이다. 그는 "실제로 무인매장 프랜차이즈들이 그렇게 홍보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무인매장의 경우 직원을 고용할 필요가 없어 관리가 편할 뿐 아니라 감염병 문제로부터도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최근 무인사진관이 우후죽순 생겨난 것도 그 이유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한 자영업자는 무인사진관에 대해 "최근에 정말 많이 생겼다. 특별히 관리가 필요하지도 않고 창업하기에도 부담이 없어 인기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