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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공매도 금지 요구①)공매도 세력 놀이터된 코스피200…주가 '뚝'
코스피200 편입되자 공매도 포화…호재 아닌 '악재'
입력 : 2022-07-21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국내 증시가 글로벌 시장에서 수익률 '꼴찌'를 달리며 공매도에 대한 투자자 원성도 높아지고 있다. 공매도 집중 포화 종목의 주가가 힘없이 무너지거나, 코스피200·코스닥150 지수 편입 종목들이 급락하는 일이 하락장에서 더 두드러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전히 자본시장 전문가들은 공매도가 주가 지수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고 하지만, 최근엔 공매도가 증시에서 펀더멘털이라는 잣대를 무력화하는 역기능을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하락장에서 공매도가 증시 변동성을 더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10일부터 코스피200에 신규 편입되며 공매도가 가능해진 7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마이너스(-) 15.30%를 기록했다. 같은날 코스피200에서 편출되면서 공매도 대상에서 벗어난 7개 종목의 수익률(-9.94%)보다 약 5%p 낮았다. 현재 국내 증시에서는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지수에 포함된 350개 종목에 대해서만 공매도가 가능한데, 지수 편출입 여부에 따라 종목들의 주가 희비가 갈린 것이다.
 
약 40일 새(6월10일~7월18일) 30% 이상 급락한 하나투어는 지난달 10일 편입 첫날부터 전체 거래대금 중 공매도 거래가 33%를 차지하며 공매도 집중 포화를 받았으며, 지난달 24일엔 공매도 비중이 45.82%까지 치솟았다. 이밖에도 한일시멘트(-24.93%), 케이카(-21.85%), 일진하이솔루스(-21.33%), 메리츠화재(-10.24%) 등이 하락했다. 18일 기준으로도 케이카(24.06%), 메리츠화재(19.11%), F&F(14.61%) 모두 높은 공매도 거래 비중을 보이고 있다.
 
독립리서치 퀀트케이는 보고서를 통해 "코스피200에 편입된 대부분 기업들이 지수 대비 큰 폭으로 급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때로는 공매도 숏커버링으로 급등하는 등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통상 코스피200 편입은 호재로 여겨지지만 작년 5월 공매도 부분 재개 이후 코스피200 편입은 상장사들에게 더 이상 달갑지 않은 이슈가 됐다. 코스피200 지수는 다양한 펀드, 상장지수펀드(ETF) 등의 기초 지수가 되기 때문에 지수 편입만으로 막대한 패시브 자금을 끌어오는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공매도 타깃이 돼 하방 압력에 노출될 우려가 더 큰 상황이다. 소위 시총 규모 등에서 밀려나면서 대표지수에서 퇴출 당한 종목들이 오히려 덜 하락한 점은 아이러니다.
 
이같은 상황에 개인투자자들은 공매도가 주가 하락의 주범이라고 지적하며 공매도 금지를 주장하고 있다. 증시 하락의 모든 원인은 아니겠지만 적어도 하락장에서 증시 펀더멘탈을 더 약화하는 데는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공매도는 빌린 주식을 높은 값에 팔고 후에 주가가 떨어지면 싼 값에 사들여 갚는 방식으로 차익을 노리는 투자 전략이다. 주가가 낮아져야 투자자에게 이득이 되기 때문에 공매도 거래가 늘면 증시에 하방 압력도 커질 수 있다고 개인투자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공매도 금지에 대해 금융투자업계나 전문가들 사이에선 효과가 없다는 주장이 일반적이었으나, 최근엔 공매도가 증시 펀더멘털을 부실하게 만든다는 증권사 보고서도 나오고 있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외인 기반의 공매도는 종목들의 주가를 결정하는데 핵심이 되어야 할 펀더멘털이라는 잣대를 무력화해 기관 및 개인들의 알파 플레이가 통하지 않게 하고 있다”면서 “시장의 자정 작용 생태계를 무너트리고 있는 셈”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수급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외국인 공매도 비중이 70~80%에 달하면서 당국이 한시적으로 공매도 금지 정책을 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최근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공매도 금지 카드를 꺼낼 수 있다고 내비쳤다.
 
퀀트케이 역시 보고서를 통해 공매도의 한시적 폐지를 촉구했다. 보고서는 "증시 전체 거래금액 대비 공매도 거래대금의 높은 상승률은 곧 호재에는 둔감하게 반응하고 악재에는 민감하게 반응하는 부실한 증시 환경을 만들게 되며, 이러한 환경은 전세계의 헤지 펀드들과 공매도 세력들의 좋은 먹잇감"이라며 "순기능이 있다고 하지만 우리나라 증시에서는 하락장에서 주가 하락을 가속화하고 변동성을 확대시키는 역기능 측면이 훨씬 강하다"고 주장한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우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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