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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시장 판도변화②)초조해진 기성 금융권
빅테크, 대출까지 영역 확장…금융사는 2년 시한부
입력 : 2022-07-25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 알뜰폰 사업에 진출한 A은행은 전자상거래 플랫폼 기업에 입점을 문의했으나 까다로운 조건에 입점을 포기해야 했다. 단말기 할부 할인 조건 등 플랫폼 기업이 제시하는 조건을 모두 수용하라는 것인데, 역마진을 감수해야 할 상황이었다. A은행 관계자는 "대형은행이라는 브랜드를 믿고 알뜰폰 사업 문의를 했다가 낭패를 당한 꼴"이라며 "금융업의 입지와 녹록지 않은 경쟁 환경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네이버, 쿠팡 등 빅테크 기업들과 금융사들의 산업 간 경계가 모호해지는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 네이버에 이어 쿠팡까지 대출 사업에 뛰어들겠다고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빅테크 기업들의 행보가 보여주듯 IT기업들의 금융업 진출을 가속화될 전망이다. 강력한 플랫폼과 대규모 자본, 방대한 데이터를 갖춘 상태에서 금융 서비스는 자체 생태계를 확장할 수 있는 수단이다.
 
쿠팡은 은행권에서 대출이 어려운 입점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하는 여신전문업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쿠팡은 한번 이상 구매 경험이 있는 활성 고객을 1800만명 보유하고 있다. 특히 유료 멤버십인 로켓와우 가입자는 900만명에 달한다.
 
모바일 금융 서비스 토스의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토스)가 알뜰폰 업체 '머천드코리아'를 인수했다. 사진은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사진=뉴시스)
 
가장 긴장한 곳은 캐피탈 등 여신업계다. 캐피탈 업게의 자동차금융 영역도 시중은행까지 진입한 상태인 데다 인터넷전문은행이 강력한 금리 경쟁력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점도 2금융권에는 위기감으로 작용하고 있다.
 
금융 규제를 적용받는 기존 금융사와 달리 빅테크 기업들이 무분별하게 사업 영역을 침범하고 있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금융사들은 빅테크과 달리 전업주의, 금산분리 등의 규제를 바등며 금융산업 외의 영역을 넘보기 어려운 상태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토스(토스뱅크) 등이 알뜰폰 시장에 진출하는 등 은행권에서는 통신업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통신 데이터 등 비금융 테이터와 연계해 금융권의 강점을 적극적으로 살릴 수 있다는 기대가 크다. 그러나 금융위원회가 '혁신금융서비스'라는 제도를 통해 임시적으로 허용한 사업인 만큼 영속성을 갖추기 어려운 상태다. 최장 4년(기본 2년+연장 2년)이 지나면 종료해야 하는 시한부 사업에 불과하다.
 
전업주의 규제에서 자유로운 빅테크들은 금융과 비금융의 영역을 오가며 사업을 키우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금융당국도 금융권의 불만을 수용하는 분위기다. 다만 금융권 관계자는 "당국이 금산분리(금융과 산업의 분리)라는 기본 원칙도 건드리겠다고 밝혀지만 법 개정 일정 등의 윤곽이 아직까지 뚜렷히 나오지 않았다"며 토로했다.
 
금융위원회는 금산분리와 전업주의 등 금융산업의 규제 개선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앞열 오른쪽 네 번째부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19일 금융규제혁신회의 출범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이종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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