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효선 기자] 선거운동 기간 중 집회나 모임을 금지한 공직선거법 조항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 전원재판부는 21일 방송인 김어준씨와 주진우 전 시사인 기자가 청구한 공직선거법 103조 3항에 대한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6대3의 의견으로 위헌 결정했다.
심판대상 조항은 '누구든지 선거기간 중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한 집회나 모임을 개최할 수 없다'고 규정하는 공직선거법 103조 3항이다.
재판부는 “선거에서의 기회균등 및 선거의 공정성을 해치는 것이 명백하다고 볼 수 없는 집회나 모임의 개최, 정치적 표현까지 금지·처벌하는 것은 과도하게 집회의 자유,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판단했다.
또한 “선거기간 중의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한 일반 유권자의 집회나 모임을 일률적·전면적으로 금지하고 있어 침해의 최소성에 반한다”면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심판대상으로 인해 선거기간 동안 소수자들이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통로인 집회의 자유, 정치적 표현의 자유에 대한 침해의 결과는 구체적이고 매우 중대하다”며 “따라 심판대상조항은 법익의 균형성에도 위배된다"고 밝혔다.
반면 이선애·이종석·이영진 재판관은 “선거의 공정성 확보를 위한 필요·최소한의 수단으로서 불가피한 규제이므로 침해의 최소성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며 반대 의견을 냈다.
이번 헌법소원은 방송인 김씨와 주 전 기자가 청구한 사건이다. 이들은 지난 19대 총선 직전 2012년 4월 당시 민주통합당 정동영, 김용민 후보 등을 대중 앞에서 공개 지지하고, 트위터 등을 통해 집회 개최를 사전 고지한 뒤 확성장치를 이용해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부는 이들의 혐의 일부를 유죄로 판단해 벌금 90만원을 선고했다.
이에 김씨 등은 집회를 제한하는 공직선거법 조항이 선거운동과 정치적 표현, 집회·결사의 자유 등을 침해한다며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으나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방송인 김어준씨와 주진우 전 시사인 기자가 2019년 11월 11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의 빈소로 들어서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박효선 기자 twinseve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