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중국 최대 반도체 업체인 SMIC
[뉴스토마토 박재연 기자] 중국이 반도체 자급자족을 달성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구형 반도체 인프라 구축이 대안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에 따르면 중국은 2024년까지 반도체 공장 31곳을 지을 예정이다. 대만(19곳)과 미국(12곳)을 훌쩍 웃도는 신규 공장 건설 속도다.
중국 내 반도체 공장 상당수가 구형 반도체 제조를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대만·한국 등 반도체 기술 상위권 국가와 경쟁하기보단 구형 반도체 시장에 집중하여 차별화를 노린 전략으로 풀이됐다. 또한 미국이 첨단 반도체 제조 장비 획득을 견제하고 있는 점도 중국이 구형 반도체를 선택한 배경으로 보인다.
중국이 선택한 마이크로컨트롤러와 전력공급 칩은 구형이지만 상당한 수요를 자랑한다. 현재까지도 전자제품과 스마트폰, 자동차 등에서 사용 중이기 때문이다.
반면 중국을 제외한 반도체 강국들은 최첨단 기술에 집중하고 있다.
대만의 TSMC는 지난 2분기 매출 중 절반 이상이 7나노미터(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m) 이하의 최첨단 칩에서 나왔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한국의 삼성전자, SK하닉스도 최첨단 반도체 기술 개발을 위해 연구 중이다.
그러나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의 임원 후이허는 "대량의 전자제품에는 고급 칩이 필요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컨설팅업체 베인&컴퍼니의 피터 핸버리 파트너는 '중국이 구형 반도체 공급을 장악할 경우, 중국 반도체 기업의 의존도가 커질 수 있다'는 취지로 발언하기도 했다. 반도체 강국들이 최첨단 기술 개발에 집중하여 중저가형 반도체 생산에 대한 투자는 소극적이기 때문이다.
인터내셔널 비즈니스 스트래티지스에 따르면 중국 반도체 기업은 지난 2017년 필요량의 약 13%에 해당하는 반도체를 생산했으나 2022년에는 26%를 만들어낼 것으로 예측됐다. 이에 중국 정부는 2025년까지 반도체 자급률을 3분의 2 이상으로 높이며 반도체 자급자족에 힘을 쏟을 예정이다.
한편 중국 최대 반도체 기업 SMIC는 상하이 남동부 지방에 28나노 칩 생산 공장 건설에 89억 달러(약11조6천억원)를 투자했다. 중국 전자부품 업체인 윙텍 테크놀로지 역시 올해 연간 40만 장의 웨이퍼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박재연 기자 damgom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