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경찰국 신설에 반발한 총경회의에 대해 “하나회의 12·12 쿠데타에 준하는 상황”이라고 발언한 것을 두고 야당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5일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국회 대정부 질의에서 이 장관에게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쿠데타, 즉 내란에 비유했다”며 “내란이 성립하려면 내란 목적이 있어야 된다. 이번 경찰 모임에 내란 목적이 어떤 게 있느냐”고 물었다.
이 장관은 “위험성을 이야기한 것”이라며 “제가 내란이라는 말을 쓰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에 박주민 의원은 “쿠데타가 내란”이라고 반박하자 이 장관이 “(쿠데타와 내란은) 조금 다르다”고 맞섰다.
박주민 의원은 “쿠데타하고 내란이 다르다는 거의 유일한 학설이 나온 것 같다. 내란이 되려면 내란 목적이 있어야 되고 또 위력 행사나 이런 정도가 있어야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주민 의원이 “의견을 모아서 자신의 수장이 될 후보자에게 전달하겠다는 것이었다. 어디서 국헌을 문란하게 하고 어떤 내란의 목적이 있었다는 것이냐”고 재차 묻자 이 장관은 “공무원의 집단행동은 금지돼있다”고 답했다.
앞서 이 장관은 이날 오전 출근길 취재진을 만나 지난 23일 전국 경찰서장들이 모인 총경회의를 두고 “군으로 치면 각자의 위수지역을 비워놓고 모임을 한 건 거의 하나회의 12·12 쿠데타에 준하는 상황으로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어 박범계 더불어민주당이 총경회의를 주도한 류삼영 총경에 대한 징계 여부를 묻자 이 장관은 “제 직무 범위가 아니기 때문에 답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수사 간섭·통제 여부를 묻는 박범계 의원의 질의에 “저희가 만드는 경찰국에서 하는 일을 구체적으로 보고, 그다음에 경찰관 지휘 규칙을 실제로 보면 그런 우려는 모두 해소될 것”이라며 “구체적인 사건에 대해 개별적으로 수사에 관해 관여하거나 지휘할 생각이 전혀 없다. 지휘할 권한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장관은 “대한민국의 모든 경찰이 그렇다는 것이 아니다. 이번 사태에 연루된 경찰관들이 그렇다는 것”이라며 “오히려 이분(총경회의 참석자)들이 묵묵히 열심히 자기 일을 수행하는 다른 경찰의 명예를 훼손하고 있다”고 답했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이상민(왼쪽)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질의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사진·뉴시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