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잉글랜드은행(BOE) 전경. 영국 중앙은행인 BOE는 이날 기준금리를 1.25%에서 1.75%로 0.5%포인트 올린다고 발표했다. 이번 금리 인상 폭은 1995년 이후 27년 만에 최대이고, 금리 수준은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2월 이후 가장 높다. 2022.8.4
[뉴스토마토 박재연 기자]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이 27년 만에 기준 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경기침체를 예고하면서도 두 자릿수 물가 급등세를 잡기 위함이다.
4일(현지시간) BOE는 이날 통화정책위원회(MPC)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1.25%에서 1.75%로 0.5%포인트 올릴 것이라 밝혔다. 이번 금리 인상 폭은 1995년 2월 이후 27년 만에 최대치다. 현 금리는 금융위기인 2008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 중이다.
당시 BOE의 정책위원 9명 중 8명이 0.5%포인트 인상에 동의했고, 오직 1명만이 0.25%포인트 인상에 손을 들었다.
BOE는 지난해 12월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 중 가장 먼저 움직인 이후 이번까지 6차례 연속 금리를 올린 바 있다. 코로나19 사태 후 사상 최저수준인 0.1%로 떨어진 금리를 처음엔 0.15%포인트 올렸고 이어 0.25%포인트씩 인상했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에도 물가 상승세가 지속되자 현지에서는 BOE가 늑장 대응을 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앞서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달 21일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당시 ECB는 “이전 회의에서 시사한 것보다 더 큰 폭으로 인상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며 "물가 상승 수준이 예상보다 더 높은 상황”이라고 금리 인상 이유를 설명했다. 또한 미국연방주의제도(Fed) 역시 기록적인 인플레이션을 이유로 발 빠르게 기준 금리 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이같은 소식에 BOE도 기준금리 인상에 속도를 냈다. 뿐만 아니라 보유자산 매각 계획까지 발표하며 대처에 나섰다. 이에 BOE는 올해 4분기 물가상승률 정점을 11%에서 1980년 이후 최고인 13.3%로 올려잡았다. 아울러 BOE는 내년 중반까지 10% 이상의 물가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가스 등 에너지 가격 급등이 물가 상승의 주요인으로 꼽힌다.
또한 BOE는 가구당 연평균 에너지 요금이 1971파운드(312만원)에서 연 3500파운드(554만원)로 약 70% 상승할 것이라 분석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에 의한 공급망 문제와 브렉시트 이후 노동력 부족 요인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앤드루 베일리 BOE 총재는 BBC 인터뷰에서 "가계 어려움을 알고 있지만 지금 금리를 올리지 않으면 상황은 더 악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연 기자 damgom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