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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 올리고 4.5일제 도입? 금융권 총파업 여론 싸늘
영업시간 단축에 소비자 불편 '모르쇠'
입력 : 2022-08-23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평균 연봉이 1억원이 넘는 금융권에서 임금 인상과 주 4.5일제를 요구하며 총파업을 예고하면서 비난 여론이 쏟아지고 있다. 금리 상승기에 이자 장사를 통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성과급 잔치를 벌인 상황에서 '밥그릇 지키기'라는 비판도 거세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 노조들이 속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하 금융노조)는 오는 9월16일 총파업을 공식화 했다.
 
앞서 금융노조가 지난 19일 전국 39개 사업장에서 조합원 9만777명을 대상으로 쟁의 행위에 대한 찬반투표를 진행한 결과, 투표에 참여한 7만1958명 가운데 6만7207명이 찬성표를 내 총파업이 가결됐다. 투표율은 79.27%, 찬성률은 93.4%다.
 
박홍배 금융노조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올해 6%가 넘는 물가상승률에도 불구하고 1%대 임금인상률을 고집하고 있다"며 총파업의 책임을 사용자측에 돌렸다.
 
또한 "윤석열정부가 과거 보수정권의 ‘방만’ 프레임을 재활용하면서 공공기관 탄압을 반복하고 있어 이에 맞서 싸워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가 임단협 교섭에서 요구하는 조건은 임금 6.1% 인상과 주 36시간(4.5일제) 근무, 영업점 폐쇄 중단 등이다. 이를 두고 사측 대표기구인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와 논의했지만 합의에 실패한 것이다.
 
그러나 총파업을 보는 여론은 싸늘하다. 이미 고액 연봉을 받는 금융권에서 임금 인상 등을 이유로 총파업을 진행하는 것은 명분이 부족하다는 인식 때문이다.
 
실제로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국내 4대 은행의 직원 평균 연봉은 1억원이 넘는다. 금리 인상기에 이자 이익이 크게 늘면서 은행권은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 치웠고, 임원들은 1000억원대의 성과급 잔치를 벌인 바 있다.
 
특히 노조가 주장하는 '주 36시간 근무(4.5일제 실시)' 등 근로시간 단축에 대해서도 비판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과거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였던 시중은행 영업점은 오전 9시30분~오후 3시30분으로 영업시간을 1시간 단축했다. 그러나 지난 4월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 해제 이후에도 은행 영업 시간은 원상 복귀되지 않고 있다.
 
임금피크제 관련 소송전도 진행되고 있다. 일부 은행이 임금피크제로 깎인 임금을 돌려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지난 5월 대법원이 나이만을 기준으로 직원 임금을 깎는 임금피크제는 무효라는 판결을 내놓으면서 관련 소송이 확산하고 있다.
 
임금피크제 관련 쟁점은 제도 적용 나이, 임금 삭감 비율, 임금 삭감에 따른 업무 수행량 등이다. 한 시중은행 직원은 "희망퇴직 하는 대시엔 임금피크제를 선택하고, 중요 업무에도 배제되고 있는데 부장하고 주장하고 있는지 의문이다"며 부정적 시각을 드러내기도 했다.
 
비판 여론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금융노조가 총파업을 강행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전망도 있다. 노조가 총파업일로 계획하고 있는 시점이 아직 한달 가까이 남아 있는 만큼 노사 간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금융노조는 이전에도 여러 차례 총파업을 예고했지만 실제 총파업에 나선 경우는 3차례에 불과했다.
 
(사진=뉴시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이종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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