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0년 전만 해도 학교는 학생들로 가득했습니다. 특히 수도권 학교의 교실은 학생들로 빽빽했고요. 이렇게 학생이 가득한 학교가 사라진다는 건 꿈도 꾸지 않던 시기가 있었는데요.
하지만 아이를 낳지 않는 사람들이 늘면서 우리가 다니던 모교도 몇 년 뒤에는 사라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지방이 아닌 서울을 비롯한 서울 대도시에서 학교를 다녔다고 해도요.
교육부가 운영하는 지방교육재정알리미에 따르면 1976년부터 올해 3월 1일까지 전국 폐교 수는 3896곳입니다. 2020년 5월 말 기준 폐교 수는 3834곳이었는데 약 2년 만에 62곳 더 늘어난 겁니다.
그동안 폐교가 지방 소도시를 중심으로 진행됐다면 최근 들어서는 서울을 비롯한 주요 도시들에서도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의 경우 강서구의 염강초등학교와 공진중학교가 2020년 문을 닫았고, 최근에는 서울 도봉고등학교가 2024년 폐교한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습니다. 도봉고는 올해 45명의 신입생이 입학했으나, 1학년 대부분은 인근 학교에 재배치되거나 전학한 상황입니다. 학생 수가 적으면 내신 상대평가에서 불리해 학생과 학부모들이 재배치를 요구했기 때문입니다.
(사진=뉴시스)
서울시는 국내에서 인구가 가장 밀집한 도시임에도 이처럼 신입생 부족에 시달리는 학교가 계속 늘어날 전망입니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2017년 103만5217명이었던 학생 수가 지난해 90만4705명까지 줄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고교생이 다른 학교급보다 감소세가 가팔라 도봉고 외에 4개 고교가 앞으로 통·폐합되거나 학생 재배치를 논의 중인 상황입니다.
서울 외 주요 도시에서도 학교들의 폐교가 이어졌습니다. 특히 올해 부산에서는 가락중, 덕천여자중, 서곡초 3곳이 문을 닫았습니다. 지난해에도 부산에선 좌성초 1곳이 폐교한 바 있습니다.
경기 지역에선 포천시에 있는 금주초와 영중초, 영평초가 올해 폐교했습니다. 지난해에는 안성에 있는 서삼초와 보개초, 시흥 소재 군서중 등이 문을 닫았고요.
폐교를 면한 학교라도 규모는 지속해서 작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 2012년 20곳에 불과했던 서울시 소규모 학교는 지난해 99곳으로 무려 5배 늘었습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각각 41곳과 45곳이었고, 고등학교도 13곳으로 집계됐습니다. 서울의 소규모 학교 기준은 초등학교는 전교생 240명 이하, 중·고등학교는 300명 이하입니다.
아이를 낳지 않는 사회가 된 한국의 쓸쓸한 단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