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뉴욕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만난 형식을 두고 '간담' 또는 '회담'으로 표현이 엇갈리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경제계는 비판 여론 속에서도 일제히 환영의 논평을 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2일 논평에서 "2년 9개월 만에 성사된 한일 정상회담 개최를 진심으로 환영하고, 이를 위해 결단을 내리고 노력해 준 양국 정부에 감사를 표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제계는 이번 정상회담이 그간 실타래처럼 꼬인 양국 관계의 정상화를 위한 노력의 실질적 시발점이 될 것을 기대한다"며 "아울러 이번 회담을 계기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란 공통의 가치를 추구하는 양국이 서로 협력해 관계를 개선하고 북핵 문제, 글로벌 공급망 위기 등 양국을 둘러싼 공통의 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 노력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주문했다.
이어 "전경련도 일본 경단련과 함께 한일 관계 정상화와 양국 경제 협력 확대를 통해 글로벌 경제 위기를 극복하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한상공회의소는 "한일 양국 관계 정상화의 초석이 될 정상회담 개최를 환영한다"면서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을 둘러싼 각종 현안이 해결되기를 기대하며, 대한상의는 양국 간 교류와 협력 확대를 위해 경제계 차원의 역할을 다해 나갈 것"이란 입장을 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도 "한일 정상회담 개최에 대해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이번 정상회담은 오랫동안 경색됐던 한일 양국의 관계를 복원시키고, 협력을 강화해 나가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또 "우크라이나 사태 등 급변하는 국제 정세와 공급망 차질, 인플레이션 리스크 등으로 양국 모두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 속에서 한일 관계 회복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며 "한국과 일본은 1965년 국교 정상화 이후 쌓아온 상호 신뢰와 경제협력 관계를 조속히 회복해 글로벌 현안 대응은 물론 첨단 기술 개발, 에너지 전환, 북핵 문제 등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국무역협회는 "양국 관계 개선에 물꼬를 튼 한일 정상회담 개최를 적극적으로 환영한다"며 "이를 계기로 인적 교류 확대와 함께 기업 간 협력도 급물살을 타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고환율·고금리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무역 업계에도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주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 뉴욕대(NYU) 키멜 센터에서 열린 디지털 비전 포럼 전 뉴욕대 학생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 대통령은 지난 21일(현지 시각) 기시다 총리가 참석한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의 친구들' 행사장이 있는 건물로 직접 찾아가는 방식으로 만났다. 한일 정상이 2년9개월여 만에 만난 자리였는데도 강제 징용자 배상 등 민감한 과거사 현안은 언급조차 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측은 '약식회담'으로 지칭했으나, 일본 주요 언론은 이보다 격이 한참 떨어지는 '간담' 수준으로 표기했다.
이에 대해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 원장은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일 정상회담은 회의장 찾아가서 30분. 무슨 대화? 우린 약식회담, 일본은 간담회라니 진짜 쪽팔린다"고 직격했다.
정의당 김희서 대변인은 같은 날 브리핑에서 "간담회냐 정식회담이냐도 오락가락하는 준비 안 된 한일 정상회담으로 국민에게 다시 걱정을 끼쳤다"며 "국익을 위해서 돌아오십시오"라고 비판했다.